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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얼마야?' 물었다고···쫓아가 '묻지마 총격' 살해한 10대

박한나 기자I 2020.06.30 10:06:00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미국에서 10대 흑인 소년이 자신의 키를 물어본 또래 흑인 2명을 총격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또래 10대를 총으로 쏘고 달아나는 러로이 배틀. 사진=시카고 경찰 트위터 캡처
ABC 방송 등 현지 매체는 미 시카고 경찰이 흑인 소년 제이선 프랜시스(17)와 찰스 라일리(16)를 총격 살해한 혐의로 19살 흑인 러로이 배틀을 체포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일 시카고에서 프랜시스와 라일리는 사탕을 사기 위해 동네 편의점을 찾았다가 앞에 줄을 선 192㎝로 키가 큰 배틀을 발견했다.

프랜시스와 라일리는 배틀에게 키가 얼마나 되는지를 묻고서 자신들도 언젠가 그렇게 키가 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배틀은 집으로 돌아가는 프랜시스와 라일리를 뒤쫓아가 총격을 가했다. 당시 소년들 사이에서는 말다툼이나 싸움이 벌어지지 않았고, 배틀이 ‘묻지마 충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프랜시스는 가슴과 등에 치명상을 입었다. 또 라일리는 등과 왼쪽 다리에 총을 맞았다. 프랜시스와 라일리는 시카고 대학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배틀은 또래 소년들에게 총을 쏜 뒤 쓰레기통에 총을 버리고 달아났다. 이후 근처 모텔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배틀은 경찰조사에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당시 모습이 찍힌 인물이 자신이라고 인정했지만,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총격 사건 현장에서 9개의 탄피를 회수했다.

시카고 경찰은 “숨진 아이들이 배틀에게 키를 물어봤을 때 언쟁이 벌어지지 않았다. 배틀을 화나게 할 어떤 이유도 없었다”며 “이들은 서로 원한 관계를 가질 정도의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체포된 배틀은 보석 청구가 거부됐고,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배틀은 과거 세 차례 체포되고 한 차례 무기 불법 사용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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