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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M&A]⑩내년 M&A시장 십자포화 예고…큰 장 선다

문승관 기자I 2019.12.31 12:00:00

[마켓인]내년 M&A 전망했더니
자금 소진 못 한 PEF, 兆 단위 남아…“매물 나오면 무조건 산다”
“새 먹거리 찾자”…대기업, 비핵심자산·사업부 매각 잇따를 듯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내년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사업재편이 한창인 대기업의 구조조정 매물이 쏟아질 전망인데다 소진하지 못한 수십조원 규모의 펀드 자금이 이를 기다리고 있다. 셀러(seller) 위주의 시장인 만큼 이를 사려는 PEF 등 인수 후보군 사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비핵심자산 매각 봇물

시장에서는 내년 CJ와 두산, 롯데, 금호그룹이 추가로 M&A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산공작기계를 비롯해 대우건설, 로젠택배 등도 내년 M&A 시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푸르덴셜생명, KDB생명, 더케이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보험사도 줄줄이 매각을 기다리고 있다.

대기업은 내년을 비핵심사업이나 일부 사업부 분할매각을 진행할 최적의 해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에도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가 합작 설립한 폴리이미드 필름 세계 1위 업체인 ‘SKC코오롱PI’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팔렸다.

LG그룹도 올해 비핵심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신속한 조치를 단행했다. LG전자의 연료전지 사업을 청산하고 수처리 사업을 매각한 게 대표적 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전자결제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거래 완료를 앞두고 있다. 금호그룹도 유동성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란 점에서 금호고속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안으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비핵심 자산을 파는 기업이 많았다”며 “내년에는 기업의 사업 재편 수요에 힘입어 M&A 시장도 달아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PEF 격전 예고

시장에서 내년 ‘메가 딜’에 주목하는 이유는 대형 PEF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다. 지난 수년간 설립해 활동하는 PEF 대다수가 조성한 자금을 다 소진하지 못한 채 조 단위의 드라이파우더(블라인드 펀드 내 소진하지 못한 금액)를 보유하고 있다.

PEF 가운데 ‘조 단위’ 자금력을 쏟아 부을 곳은 칼라일, KKR, 블랙스톤, TPG, 어피너티,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등을 꼽는다.

국내 최대 PEF 운용사인 MBK는 최근 42억달러(약 5조원) 규모를 1차 모집한 데 이어 내년 초까지 기관투자가 자금을 추가 유치해 최대 65억달러(약 7조7300억원) 규모 5호 펀드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IMM은 지난 11월 말 기준 1조9000억원 규모를 모집한 데 이어 내년 초까지 추가로 자금을 모집해 2조2000억원 규모의 로즈골드 4호 펀드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미 1조2100억원 규모를 모집한 스페셜시추에이션(SS) 2호 펀드를 내년 초까지 1조5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칼라일은 지난 2018년 65억달러(7조7000억원)규모의 아시아파트너스 5호 펀드를, KKR은 125억달러(15조원) 규모의 아시아 펀드를 조성해 호시탐탐 한국 기업을 노리고 있다. 칼라일과 KKR 이외에 베인캐피탈, TPG, 한앤컴퍼니 등은 올해 자금 소진을 다하지 못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기한은 점점 줄고 있는데 마땅히 투자할 매물은 많지 않아 괜찮은 매물이 등장하면 전부 매달리고 있다”며 “반대로 대기업의 비핵심사업 정리가 내년에도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보여 시장의 바이어가 충분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활발한 인수합병이 비핵심사업이나 일부 사업부 분할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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