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고등학교 졸업 후 잦은 이직 탓에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이모(35)씨. 1년 전 다니던 중소기업을 그만두고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월수입은 평균 150만원. 내심 아내도 맞벌이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아내는 마땅히 취업할 곳도 없고, 자녀 교육에 집중하고 싶다며 전업주부로 지내고 있다. 카드빚은 늘어만 가고,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의 교육비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아내는 해외여행 한 번 못 가느냐고 바가지를 긁기 일쑤다. 매일 반복되는 부부싸움이 지긋지긋하다.
‘행복은 소득 순(順)이 아니다’고 하지만, 소득이 높을수록 별거·이혼율이 낮고 행복감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서울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만7384명)와 거주 외국인 2500명, 사업체 5500개를 대상으로 방문 면접을 통해 조사한 결과 소득이 높을수록 행복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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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과 학력이 낮을수록 이혼·별거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이혼 별거 가구의 학력 분포를 보면 고졸 이하가 65.1%로 나타났고, 대학원 이상은 1.1%로 매우 낮았다. 소득 분포의 경우 100만원 미만 9.4%, 100만원~200만원 미만 24.9%, 200만~300만원 미만 22.8%로 조사돼 300만원 미만이 총 57.1%로 집계됐다. 반면 500만원 이상은 8.1%에 불과했다.
금현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대체로 소득이 높은 사람의 행복 수준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지만, 경제 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행복은 소득은 물론 건강과 결혼, 고용 상태, 정치 제도 등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