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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3주년]검찰개혁 토대…거대與·70%지지로 마무리할 과제는

안대용 기자I 2020.05.10 15:00:54

공수처법·수사권 조정법안 통과로 제도 기틀
법조계 "초대 공수처장, 정치색 없는 인물 임명해야"
검찰개혁 과정서 불거진 갈등 수습도 중요

[이데일리 안대용 기자]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10일로 출범 3주년을 맞았다. 21대 총선을 통해 1987년 민주화 이후 최대 의석을 확보한 집권여당과 70% 선을 웃도는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국정 후반기 각종 민생·개혁법안 처리 방향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우리 사회를 반으로 가른 `조국 사태` 이후 관련 재판이 본격화 한 가운데, 미완으로 남은 검찰 개혁 역시 후속 조치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주문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구체적인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으려면 세부 실행방안 마련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도 지난 1월 검찰개혁 관련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세부적인 사항을 조정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여야 간 이견이 큰 법안 처리를 위해서 정치력을 발휘할 지도 관심사다

◇공수처법·수사권 조정 법안 국회 통과…제도 기틀 마련

고검장 출신 A변호사는 10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화하면서 입법적 차원에서는 일단 진척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검찰개혁 관련 양대 축으로 거론되는 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 설치는 지난 1월 각각 해당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제도적 기틀이 생긴 상태다. 정부는 공수처 설립준비단과 수사권 조정 후속 추진단을 설치해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이제는 공수처,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한 후속 작업이 중요한 때”라며 “공수처의 경우 수사기관의 중립성이 강조돼 도입이 추진된 만큼, 공수처장 임명에 정치색이 없는 사람이 임명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검찰이 정치권력의 눈치를 봤던 반성적 고려로 공수처가 출범된 만큼 공수처장에 정치적 입김이 배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후보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돼 있다. 후보추천위원회는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및 여당 추천 인사 2명과 여당이 아닌 원내 교섭단체가 추천하는 2명으로 구성된다. 여권은 그동안 `야당 몫 2명이 반대하면 임명을 강행할 수 없다`는 논리로 법안 통과를 밀어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압도적인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민주당이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코드에 맞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강행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비례대표 위성정당의 제2 야당 지위 확보를 위한 의원 꿔주기나 열린민주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등 구체적 시나리오도 나오는 상황이다.

검찰개혁 못지않게 경찰개혁 추진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검찰개혁이 단순히 검찰의 권한 축소에 그쳐 경찰의 권력남용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자치경찰제 도입 등 경찰개혁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경찰을 어떻게 적절히 민주적으로 통제할 것인가 하는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혁 추진 과정에 불거진 갈등 수습도 중요 과제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법무부-검찰 및 검찰 내 갈등을 수습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개혁 작업에 필연적으로 이견이 뒤따를 수밖에 없지만 검찰 내부 반발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반목을 방치하기만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A변호사는 “그간 검찰개혁의 내용이나 절차가 매끄러웠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대의와 명분에 비춰 검찰을 적대시하면서 상당히 감정적으로 이뤄진 면이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와는 별개로 절차나 과정 등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운 것 같고,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과 그 이후 나타난 현상들이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아 일가(一家) 관련 의혹이 번지면서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우여곡절 끝에 장관으로 임명됐지만 불과 35일 만에 장관직을 내려놨다. 이 국면에서 조 전 장관과 검찰 수사에 대한 지지가 극단으로 갈리면서 당위와는 별개로 정파적 갈등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조 전 장관 사퇴 후 석달만에 후임으로 임명된 추미애 장관도 취임 일성부터 `검찰개혁 완수`를 강조하며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검찰과 자주 대립했고, 개혁을 조화롭게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추 장관은 지난 2월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안 추진을 언급하고 검찰과 대화에 나서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중단된 상태다.

검찰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보고서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설득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현직 검사장은 “검찰개혁이 정치 공세로 빠진다면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매우 힘이 빠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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