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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韓 재정지출 GDP 1% 그쳐…"일자리 지키기 역부족"

이진철 기자I 2020.04.05 14:48:02

국회입법처, 경제충격 대비 적극적 재정집행 필요
미국·유럽, GDP 대비 1.8~6.3% 대규모 재정집행 발표
"위험 노출된 사업장 지원 확대, 대규모 해고 방지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3월30일 청와대에서 코로나19 관련 제3차 비상경제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우리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해 마련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집행 규모가 미국, 유럽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국, 유럽 등이 겪고 있는 실물경제 위기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재정집행을 통한 경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코로나19 관련 국내외 경기부양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이후 우리 정부는 추경예산 11조7000억원과 기존 예산(가족돌봄휴가 긴급지원 2조8000억원, 예비비 사용 3000억원) 등 14조8000억원을 코로나 대응을 위해 집행할 계획이다. 최근 발표한 긴급 재난지원금 9조1000억원을 감안하더라도 GDP(작년 명목 국내총생산 1913조9640억원)의 1%를 조금 넘는다.

이에 비해 미국(GDP 대비 6.3%), 영국(1.8%), 프랑스(1.8%), 독일(4.4%)은 한국에 비해 월등히 많은 재정을 코로나 위기대응을 위해 집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국가들은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재정의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 미국, 코로나대책법 통과.. 유럽, 재정준칙 적용 일시중단

미국은 3차례에 걸쳐 코로나 대책법을 통과시켜 총 2조1083억달러(약 2570조원)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성인 1인당 1200달러의 현금 지원, 기존 실업수당의 인상과 기간 연장, 긴급실업수당의 도입 등 직접적 소득보조 방안이 담겨있다. 미국은 실업급여 확대 및 긴급실업수당 지급,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임금보조 등을 계획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재정준칙(재정적자 GDP 3% 이하, 국가채무 GDP 60% 이하)의 적용을 일시 중단해 회원국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은 연방기본법에서 정한 부채준칙을 998억유로 초과한 재정지출 계획을 의회에서 의결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는 각각 7560억 유로(1024조원), 3600억 파운드(540조원), 3450억 유로(473조원)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영국, 프랑스는 고용유지를 위한 직업유지프로그램 및 자영업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 휴직 노동자에 대한 임금보조 등을 추진하고, 독일은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대상 및 금액을 늘릴 계획이다. 이들 국가들은 위기상황에서 사회안전망 확충과 취약 기업 및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방안을 확대하고, 긴급실업수당 같은 신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국제기구는 충격에 취약한 기업과 가계에 대한 금융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사회안전망 확충을 권고했다. 아울러 중소기업, 소상공인, 실업자, 일시 휴직자, 저소득층 등 피해 취약 기업 및 계층에 대한 특화 지원방안을 수립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 위험노출 사업장 지원확대, 대규모 해고 막아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통제, 휴업·휴교, 이동제한 등과 같은 ‘일상의 마비’는 소상공인 및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기업 및 사업장의 현금흐름을 제약하고 노동자의 해고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실업률 상승 시 가계의 소득이 줄고, 위기에 대비해 저축은 늘리게 된다. 기업의 경우도 불확실성의 충격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의해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 지 알 수 없어 위험 최소화를 위해 투자를 줄임에 따라 경제 전체에 충격을 준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강력하고, 그 충격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 대유행)’ 기간을 넘어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보고서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정부는 28조4000억원의 추경예산을 통해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면서 “경기변동 폭을 줄이고 향후 빠른 경기회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위험에 노출된 사업장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을 통해 대규모 해고를 방지해야 한다”면서 “취약 계층인 실업자 및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의 확산 예방 과정에서 미국 및 유럽 국가들과 같은 강제적인 이동제한 조치가 없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실물충격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 중국, 유럽 등의 실물 경제 위기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미칠 충격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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