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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주요통화, 내년 더 떨어진다…"최대 피해국은 한국"

이정훈 기자I 2014.12.24 10:36:08

ANZ, 내년 亞통화가치 3% 하락전망..엔-위안 약세
외환변동성도 커질듯.."원화, 엔대비 실효환율 사상최고"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아시아 주요국 통화들이 새해에도 롤러코스터를 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가운데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은 부양기조를 더 강화하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원화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23일(현지시간) “몇몇 아시아 국가들은 내년에 구조적 문제나 경기순환적 요인으로 인해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로 인해 미국 연준이 내년중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이들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오히려 반대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CNBC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연준이 내년 7월쯤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쳐진 바 있다.

그러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비롯한 몇몇 아시아 국가 중앙은행들은 통화완화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인민은행은 지난 10월에 4년 2개월여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비전통적 방식으로 은행권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해주고 있다. 한국은행도 같은 달 사상 최저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내렸다. 일본은행(BOJ) 역시 양적완화 규모를 추가로 늘렸고, 태국과 호주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초쯤 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다.

ANZ는 이같은 정책 행보로 인해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 내년 한 해 달러화대비 3% 정도 평가절하(=달러대비 환율 상승)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ANZ는 “만약 연준이 내년에 예상보다 더 강한 긴축기조를 보일 경우 아시아에서 대외자본까지 대규모로 빠져 나가면서 통화가치 하락이 더 커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같은 전망에 대해 색소캐피탈마켓도 동의한다.

존 하디 색소캐피탈마켓 외환전략담당 대표는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간 정책 공조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고 국제유가까지 추락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지정학적,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내년에도 미국 달러화가 나홀로 강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할 것으로 점쳤다.

이로 인해 한국 원화가 내년에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ANZ는 “엔화가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통화당국까지 나서 경쟁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릴 경우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로 인해 엔화대비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통화가치 하락과 함께 환율 변동성까지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미국의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임,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일본 엔화 약세 등 4가지 변수가 시장 변동성 확대를 자극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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