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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방어 최은우 "갤러리 맞고 살아난 공 우승 발판..오래 활동하는 게 목표"

주영로 기자I 2024.04.21 18:18:11

16번홀 세컨드 샷 실수로 갤러리 맞아
다치지 않았으나 휴대전화 박살
아찔한 사고 뒤 파 세이브로 위기 넘겨
"이번 우승의 발판..행운 따라"
"홍란 선수 17년 투어 활동 기록 깨고 싶어"

최은우가 21일 경남 김해시 가야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K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가야컨트리클럽의 16번홀(파5). 최은우(29)가 친 두 번째 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코스 밖으로 나갈 뻔했던 공이 갤러리를 맞고 멈췄다. 공에 맞은 갤러리는 크게 다치지 않았으나 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가 깨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최은우는 한숨을 돌렸다. 갤러리도 다치지 않았고 공이 코스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서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이 홀에서 파로 위기를 넘긴 최은우는 이어진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대역전극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최은우는 21일 경남 김해시 가야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9억원)에서 합계 8언더파 208타를 쳐 정윤지와 이동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210전 211기 만에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린 최은우는 타이틀 방어로 통산 2승에 성공했다.

16번홀에서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기를 잘 넘긴 게 우승의 발판이 됐다. 만약 이 홀에서 공이 코스 밖으로 나갔더라면 타수를 잃을 수 있었으나 파로 막아내면서 계속해서 우승경쟁을 이어갔다.

경기 뒤 최은우는 “16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한 공에 갤러리가 맞았다”라며 “공이 한번 튄 뒤 갤러리에게 맞아 다치시지는 않은 것 같았으나 휴대전화가 깨져 경기가 끝난 뒤 보상해 드린다고 말씀드리고 경기를 이어갔다. 어떻게 보면 이번 우승에 발판이 된 것 같아서 운도 따라주고 다행인 순간이었다”라고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위기를 넘긴 최은우는 17번홀에서 대역전으로 타이틀 방어의 청신호를 켰다.

최은우는 “17번홀이 가야CC에서 가장 까다로운 홀로 유명하다”라며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에서 부는 바람이 다르기 때문에 클럽 선택을 고민하게 하는데, 5번 하이브리드와 6번 아이언을 놓고 고민하다가 핀 앞쪽을 공략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했고 바람을 생각해서 낮게 쳤는데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최은우는 이 홀 전까지 정윤지에 1타 뒤진 2위였다. 정윤지는 이 홀에서 보기를 했고 최은우는 버디를 잡아내며 1타 차 선두가 됐다.

역전에 성공한 최은우는 마지막 18번홀을 파로 마치면서 그대로 우승을 확정했다.

2015년부터 KLPGA 투어에서 활동을 시작한 최은우는 올해도 투어 10년 차를 맞았다. 8년 동안 우승이 없다가 지난해 첫 승을 거뒀고 1년 만에 다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1위만 바라보기 보다는 투어에서 오래 남아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홍란 선수가 17년 동안 투어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 역시) 즐겁고 오랫동안 투어 활동을 하고 싶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홍란 선수의 17년 투어 활동 기록을 깨고 싶다”라고 새로운 목표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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