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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이탈리아’ 뽑는데 성전환 남성 100명 몰린 이유는

이준혁 기자I 2023.07.28 11:10:08

‘선천적 여성’ 참가 조건에 트랜스젠더 남성 신청 쇄도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이탈리아 최고 미인을 뽑는 ‘미스 이탈리아’ 대회에 트랜스젠더 남성들이 대거 지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8일 ‘미스 네덜란드’ 대회에서 역사상 첫 트랜스젠더 여성 우승자가 된 리키 콜러. (사진=미스 네덜란드 공식 트위터)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대회 주최 측이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바꾼 성전환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미인 대회에 성전환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마당에 ‘미스 이탈리아’ 주최 측이 이 같은 구시대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성소수자 단체들은 거리로 나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100명이 넘는 이탈리아 내 트랜스젠더 남성들은 ‘미스 이탈리아’ 지역 선발 대회에 참가 신청서를 내 불만을 표출했다.

라치오 지역 예선 담당자인 마리오 고리는 “지금까지 약 600명이 참가 신청을 마쳤다”며 “네덜란드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이 우승한 이후 성전환 여성의 신청서가 접수됐지만 규정상 참가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성으로 태어났기에 참가 자격이 있지만 남성의 신체적 특징이 담긴 사진을 제출한 일부 신청자들도 있었다”며 “이들에게 연락해 대회 참가 여부를 물었지만 아직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미스 네덜란드’ 대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여성 우승자가 나온 이후 이탈리아에서는 남성으로 태어난 트랜스젠더 여성을 미인 대회에 참여시켜야 하는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찬반 여론이 가열되자 미스 이탈리아 측은 “최근 미인 대회는 터무니없는 전략을 사용해 헤드라인을 장식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규정에는 선천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만 참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이는 매우 오래된 규정이며, 우리는 항상 이를 준수해왔다. 현재로서는 규정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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