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사 설명회가 주목을 받은 것은 설명회 말미에 꺼낸 명예퇴직 얘기 때문이었다. 에쓰오일 측은 인력 효율화의 한 방편으로 명예퇴직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참석자들에게 공개했다.
사측은 명예퇴직 조건으로 50~55세의 경우 기본급의 60개월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55~57세는 50개월, 58세는 40개월, 59세는 20개월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 학자금도 일시금으로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급할 계획도 밝혔다. 지금까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없었던 에쓰오일엔 50세 이상의 직원들이 다른 회사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일부 부서를 통폐합하고 팀장급 자리를 줄이는 등 일부 조직 개편을 단행한 에쓰오일이 창사 이래 첫 인력 구조조정까지 검토하는 것은 지난해 실적 악화와 관련이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연결 기준 전년 대비 29.8% 감소한 449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의 약 78%를 차지하는 정유사업 부문이 적자전환하면서 타격이 컸다. 정제마진 악화 등의 영향 탓에 정유사업 부문에서 253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석유 소비가 줄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물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전 세계 여객기 운항 감소로 항공유 수요까지 줄면서 올해 실적 전망도 좋지 않은 편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명예퇴직 설명회가 아니었고 새 인사제도와 관련한 설명회였다”며 “아직 검토 단계일 뿐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