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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너무 힘들었다. 살신성인 정신의 승리"(일문일답)

이석무 기자I 2017.05.23 22:32:44
23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한국 대 아르헨티나 경기. 신태용 감독이 2-1로 승리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주=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남미 최강 아르헨티나 마저 격침시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 와 백승호(바르셀로나 B팀)의 연속골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를 2-1로 눌렀다.

기니전 3-0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둔 한국은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먼저 2연승을 거둔 B조 베네수엘라에 이어 두 번째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은 너무 힘든 경기였다. 아르헨티나는 비기거나 져도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강하게 나왔다”라며 “우리도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선수단에게 얘기했다. 간절함을 갖고 경기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선수들이 너무나 잘해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 일문일답.

-2경기 만에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소감은.

▲오늘은 너무 힘든 경기였다. 아르헨티나는 비기거나 져도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강하게 나왔다. 우리도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선수단에게 얘기했다. 간절함을 갖고 경기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선수들이 너무나 경기를 잘해줬다. 이렇게 힘든 경기를 할 줄은 몰랐다. 아르헨티나는 역시 아르헨티나였다. 상대가 너무 강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살신성인 정신으로 경기를 잘해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르헨티나가 한국을 상대로 간절하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짜릿함을 느꼈다.

▲나 또한 세계 최고의 축구팀을 상대로 경기 내내 마음을 졸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짜릿한 느낌을 받았다. 아르헨티나가 1분 1초를 아끼기 위해 흥분하면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축구가 세계적으로 부족함이 없음을 느꼈다.

-수비 숫자를 늘렸다. 전략적인 선택이 얼마나 맞아 떨어졌나.

▲잉글랜드-아르헨티나 경기를 보면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2선 침투가 상당히 좋았다, 한 순간 선제골 주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더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시작할때는 4-2-3-1이었다. 포워두 리베로를 쓰면서 의도적으로 수비를 강화했다.

-수비의 완성도를 보여준 경기였다.

▲신태용 축구는 수비가 약하다고 얘기한다. 맞는 얘기다. 나는 워낙 공격 성향이 강하다. 공격을 많이 하면 수비가 약해보일 수 있다. 무실점으로 막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했다. 관중들이 많이 응원해주면서 집중력이 더해졌다. 교체 타이밍도 잘 맞아덜어졌다. 백승호의 경우는 근육 경련으로 교체해달라고 해서 바꿨다. 타이밍을 끊어야 할 때 교체를 가져갔다. 잘 맞아 떨어졌다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이뤘다. 목표에 얼마나 근접했나

▲1차 목표는 조별예선 2승1무였다. 80% 정도는 다가섰다. 마지막 한 경기 남았다. 잉글랜드전도 최소 무승부나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우리 선수들은 경기장 안에 들어가면 집중력이 더 좋아진다. 팀 분위기가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승우 활약이 좋았다. 이승우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한 선수를 가지고 감독이 논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우리는 전체 팀다. 한 선수가 뛰어나다고 해서 그 선수를 포장해서 평가하면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의 사기가 저하된다. 선수 하나를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더 강해지기 위해 필요하거나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아르헨티나가 압박하고 짓눌렀을때 영리하게 풀어가고 패턴플레이를 가져갔어야 했다. 아직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 상대를 이겨내면서 올라간 것이 많은 경험이 될 것이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줄 것이다. 한발짝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후반 70분 넘어갈때 선수들의 근육 경련이 많이 일어났다.

▲냉정하게 말하면 체력적으로 부족하다. 체력이 더 올라가야 기술이 빛을 볼 수 있다.

-16강 진출이 결정됐다. 3차전은 로테이션 폭을 얼마나 가져갈 계획인가.

▲로테이션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번 U-17 칠레 월드컵의 경험이 있다. 하루 이틀 생각하면서 다른 조 결과를 보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월드컵 역사상 조별리그 전승은 없었다. 전승이라는 기록과 실리 사이에서 어떻게 조율을 할 것인가.

▲기록은 생각하지 않는다. 16강 통과가 목표였다. 최소 2승1무를 해야 한다는 것은 16강에 안전하게 올라가겠다는 의미였다. 기록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감독 스스로 이성적으로 변화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동안 많은 경험을 하면서 몸 안에 축적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훈련, 경기 과정에서 많은 것을 터득했다. 이성적으로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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