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은 지난 4월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브랜드관을 열고 뷔페 식사권, 애프터눈 티 세트(2인), 모바일 금액권 등 10여 종의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석 달가량 시간이 지나 중간 평가를 해보니 대부분 10만원을 웃도는 비교적 고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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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첫선을 보인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매년 쑥쑥 성장해 2017년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하더니 2019년 2조원, 2020년 3조원을 잇따라 돌파한 메신저 기반 커머스(상거래) 플랫폼이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높은 접근성과 편리한 사용법으로 대한민국 선물문화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마음을 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MZ세대 사이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콧대 높던 고가 명품 브랜드까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샤넬 뷰티는 지난해 9월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럭셔리 브랜드 최초 전문관을 오픈했다. 샤넬 뷰티는 지난달 말 자사 대표 향수인 넘버 파이브(N°5) 출시 100주년을 기념한 컬렉션도 오프라인 매장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동시 론칭했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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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6월 매출액이 전월 대비 85% 이상 증가하며 6월 말 기준으로 호텔업계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최고가(15만원) 상품이던 시그니엘 서울 더 라운지의 ‘애프터눈 티 세트’는 준비해 뒀던 1000개가 넘는 물량이 두 달여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총 1억 5000만원 규모다. 미쉐린 3스타 셰프 야닉 알레노가 제안하는 무스 케이크, 프로방스 타르트, 시트러스 파운드 케이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시그니엘 서울 79층에 위치한 더 라운지에서 티 세트를 즐기면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를 찍은 인증사진은 젊은 셀럽(유명인사)들이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 등으로 쓰는 단골 소재다. 이를 보고 ‘통 큰’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 속도에 잠시 해당 상품을 내려놨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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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코로나19로 최악의 시기를 겪었던 호텔들의 입점 문의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들이 코로나19 이후 생존을 위해 라이브커머스(실시간상거래), 메신저커머스 등 이전에 없던 마케팅 실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라고 말했다.
물론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판매자들은 카카오커머스로부터 제한적인 판매 정보만을 제공 받는다. 이용자 분석 등에 일부 제약이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