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묻어두지 마세요

함정선 기자I 2020.10.30 09:20:33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 “제 말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제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어요”. 이 문자는 지난 9월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1388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 남겨진 어느 여고생의 글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을 너무도 많이 변화시켰다. 친구와 커피마시기, 결혼식이나 각종 축하모임 등 당연히 누리던 일상의 즐거움이 사라지고 비대면 문화가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가족구성원이 많은 가구나 1인 가구나 모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가족구성원이 많은 가구는 자녀들의 학교 등교가 어려워지고 재택근무 등으로 가정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그만큼 갈등 요소도 커지고 있다. 1인 가구 역시 사회적 접촉이 줄면서 소외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얼마 전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실시한 코로나 우울에 대한 3분기(9월)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려움·우울·불안 등으로 국민 정신건강 지수가 2분기(5월) 조사 때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전체 가족상담전화를 통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상담 건수는 16만9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8% 증가했다. 청소년상담1388 이용 건수도 61만 1천 건으로 1만여 건 늘었다. 서두에 언급한 어느 청소년의 감사문자도 이러한 상담과정에서 전달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나마 이러한 상담을 통해 스트레스가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다는 것에 24시간 상담을 하고 있는 상담원들의 보람이 크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코로나 우울 극복을 위한 심리지원 대책’을 마련하여 코로나 우울 예방과 조기개입, 재충전 및 심리안정, 트라우마 고위험군 관리 등 세부 추진전략을 통해 국민의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도 앞서 언급한 ‘청소년상담 1388’을 통해 청소년의 코로나 우울 극복을 지원하고, 가족상담전화’를 통해서는 가족문제 해결을 위한 심리·정서 상담을 제공한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스마트폰·인터넷 이용시간도 증가하고 있어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에게 맞춤형 상담과 종합적 치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가족을 위한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을 위해서는 13개 언어로 코로나19 방역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긴급 상담과 의료기관과의 3자 통역을 지원하고 한부모가족과 조손가족 등을 위해서는 원격 수업 과정에서 학습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배움지도사를 파견, 온라인 교육을 지원한다. 생필품을 긴급 지원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소소한 지원이지만 우리 국민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데 작은 보탬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심리상담 지원은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며 위기 청소년에 대한 상담과 긴급구조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 어느 강의에서 코로나 재확산지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재확산지수를 결정하는 요소는 결국 접촉빈도, 접촉 시 감염확률, 감염전파기간이다. 이 가운데 정부 정책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접촉자 추적과 격리 등을 통한 전파기간 축소이다. 나머지 접촉빈도나 감염확률 등 두 가지 요소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국민들의 실천에 달린 문제라고 했다. 결국 우리나라 k방역이 성공하고 있는 요인은 국민들의 철저한 방역의식과 이웃에 대한 배려에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코로나 일상(위드 코로나 시대)’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혼자가 아니라는,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이가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재난에 취약한 청소년과 노인, 한부모가족 등을 위해 소통 채널을 항상 열어놓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코로나1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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