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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 지난해 외화표시채권 352억달러 발행…20년래 최대

김인경 기자I 2016.01.07 09:58:18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일본 기업이 유로나 달러 등 엔이 아닌 외화로 표시된 채권을 적극적으로 찍어내고 있다. 해외 진출을 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유럽의 저렴한 조달금리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7일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기업들은 352억달러 규모의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했다. 2014년 345억을 웃돈 것은 물론, 최근 20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로 찍어낸 채권이 277억달러로 전체 80%를 차지하는 가운데, 유로로 찍어낸 채권 역시 66억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막차’ 수요가 증가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 탓에 일본 기업들은 상반기에 달러 표시 채권을 많이 찍어냈다.

또 유럽 역시 전방위적인 완화책을 쓰고 있어 조달비용을 줄이려는 기업들이 유로에 눈을 맞췄다는 평가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해 12월 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0.2%인 예금금리를 -0.3%로 인하하고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6개월 연장한 2017년 3월까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물가상승률을 올리기 위한 조치에는 제한이 없다며 추가 부양책 가능성을 암시했다.

가뜩이나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 하던 일본 기업으로선 외화표시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적절한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로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7월 44억달러 규모의 외화표시채권을 찍어냈다. 소프트뱅크는 해외 사업전개에 필요한 장기 자금을 저금리 환경에서 조달했다고 자평했다.

JR도카이 역시 리니아 중앙 신칸센 건설을 앞두고 3억달러 규모의 외화표시채권을 찍었다. 회사 측은 주식이나 엔화 표시 채권 등 단순화돼있던 자금 조달원을 다양화해 회사 재무구조를 단단하게 만드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오하시 토시야스 다이와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해외 기업과의 M&A이 증가하고 해외 진출을 통해 사업 영역을 강화하려는 대기업들이 외화표시채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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