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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 "北 새 경수로, 내년 여름께 정상가동…핵무기 증산은 글쎄"

김관용 기자I 2023.12.29 12:18:07

국방부 장관, 출입기자단과 송년 간담회
"경수로로 플루토늄 생산해 핵무기 만든 나라 없어"
"영변 내 전력 공급 위한 경수로 활용 가능성"
"中 방공식별구역 진입 때 우리도 中 구역 진입 맞대응"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 영변 핵단지 내 실험용 경수로(ELWR)가 십수 년 만에 완공돼 시운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내년 여름께 정상가동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경수로를 통한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든 나라는 현재까지 없다며, 해당 경수로 용도는 전력 생산을 위한 시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장관은 28일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올해 여름 냉각수 식별을 통해 (북한 영변) 경수로 시험가동 사실을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北 새 경수로 통한 핵무기 개발 가능성 낮아”

북한 영변에는 이미 5메가와트(㎿) 용량의 원자로가 있었는데, 북한은 이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무기를 만들어 온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더해 2010년부터 영변 핵시설에 더 큰 실험용 경수로를 새롭게 건설했다. 그러나 완공 목표시점인 2012년을 훌쩍 넘겨 이제서야 가동을 시작한 것이다.

영변 경수로는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에 건설하려고 했던 1000㎿급 한국형 경수로를 역설계한 것으로, 발전 용량은 30㎿급으로 추정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운전에 들어간 이 경수로 활동에 대해 신 장관은 “일부 극소량 핵물질을 장전해 원자로 시험가동을 한 것”이라며 “시험가동해서 장비나 시설을 보완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특히 신고리 등 한국형 경수로가 시험 가동 후 정상 가동까지 11개월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영변 경수로도 올해 여름에 시험가동이 시작됐기 때문에 내년 여름께 정상가동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신 장관은 영변 경수로 가동에 따른 북한의 핵무기 원료 증산 우려에 대해서 “경수로를 통해 플루토늄을 생산해 핵무기를 만든 나라는 현재까지 없다”며 과도한 우려라는 반응을 보였다. 기존 5㎿급 흑연감속로는 핵무기 연료로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지만, 경수로는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에는 적절치 않다는 설명이다.

신 장관은 “북한이 영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엉뚱한 말은 아니라고 본다”며 “25~30㎿ 원자로 정도면 영변 지역(에 필요한) 전기공급량과 유사해 북한의 거짓말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단, 북한이 경수로를 군사용으로 활용한다면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쓰이는 소형 원자로를 만드는 시험을 할 수 있고, 경수로 가동 중 만들어지는 삼중수소는 수소폭탄의 재료로 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역시 전 세계에서 사례가 없던 일이다.

中 KADIZ 무단 진입, 우리도 CADIZ 진입 맞대응

신 장관은 중국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에 대응해 우리 공군도 사전 통보 후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에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신 장관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 무단 진입은 133회로, 2019년부터 작년까지의 평균 횟수 대비 약 2배 정도 늘었다. 신 장관은 “몇 개월 전부터 중국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할 때마다 우리 군용기도 같은 거리로 중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우리에게 통보하지 않고 진입하는데 우리는 국제규범에 맞게 통보하고 중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다”고 전했다.

우리 군이 개발 중인 초정밀·고위력 미사일 시험에 성공한 사실도 공개했다. 신 장관은 ‘현무4, 현무5 모두 시험에 성공했느냐’는 질문에 “시험은 성공했는데 전력화 시기는 비밀이라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 “초정밀(현무4)·고위력(현무5) 미사일은 성공적으로 시험을 다 했고, 계획된 일정에 따라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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