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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일 잠실 롯데전서도 그의 타순은 7번이었다. 주포 박용택이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며 라인업에서 빠진 상황. 타격감이 좋은 김용의를 상위 타순에 배치하며 반전을 노려볼 수도 있었지만 양상문 감독의 선택은 달랐다.
양 감독은 “잘 맞는 선수라도 그냥 그 타순에 두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들이 보이는 것 보다 타순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부담 없이 치라고 그냥 7번에 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양 감독의 선택은 천금같이 들어맞았다. 자칫 삐걱일 수도 있었지만 김용의는 끝내 감독의 배려에 화답했다.
김용의는 6회, 금쪽같은 찬스를 날렸다. 볼넷 3개가 이어지며 만들어진 1사 만루서 투수 앞 땅볼을 치며 병살로 물러나고 말았다. 8회 1사 1,2루서도 좌익수 파울 플라이에 그쳤다. 양 감독의 7번 기용이 실패로 돌아가는 듯 보였던 이유다.
그러나 김용의는 끝내 해냈다. 2-2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말, 2사 1,2루. 롯데 마무리 김승회로부터 좌전 끝내기 안타를 치며 승부를 매조졌다.
롯데 벤치는 앞 타자였던 이진영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김용의를 택했다. 그만큼 이날의 김용의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심타자같은 7번타자 김용의는 자신의 힘으로 감독의 믿음과 배려에 부응하며 팀에 첫 승리를 안겼다.
김용의는 “만루 찬스를 놓쳐 아쉬웠다. 만회할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보다 공격적으로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