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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몸을 맡기고 흔들어봐!

조선일보 기자I 2006.08.24 12:04:43

‘클럽데이’ 서울 VS. 부산 VS. 대구

[조선일보 제공]


▲ 지난 19일 새벽 2시 무렵 부산의 JG클럽. 태풍도 `클럽 데이`에 몰린 부산 젊은이들의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지난 18일 밤 부산. “태풍 ‘우쿵’이 상륙한다”는 기상예보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경성대 근처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경성대 주변 4군데 클럽(Foxy·JG·바이널 언더그라운드·FoxyⅡ) 주최로 ‘클럽데이’가 열린 날이기 때문이다. 부산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클럽 ‘폭시’(Foxy). 자정이 가까워오자 클럽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들어찼다. “술 한 잔 하며 신나게 놀겠다”는 권국화(20)씨는 비키니 톱에 스키니 진 차림이다. 새벽 1시. 폭시 맞은 편의 JG에서는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힙합 그룹인 TBNY의 공연이 열렸다. 클러버(clubber)들의 본격적인 ‘발광’이 시작됐다. 열기는 새벽 4시 넘어 계속됐다.

힙합~일렉트로니카에 이르기까지 음악에 몰입하고 춤에 빠지려는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곳이 클럽. ‘클럽데이’란 클럽들이 연합해 한 달에 한 번 마련하는 행사다. 클럽 한 곳의 입장료만 내면 ‘클럽데이’에 참가하는 모든 클럽을 들락거리며 즐길 수 있다. 2001년 3월, 클럽의 메카인 서울 홍익대 앞에서 시작된 ‘클럽데이’는 클럽 붐을 타고 점차 남하하기 시작, 부산과 대구에도 생겨났다.

■ 서울

홍익대 근처/매월 넷째 주 금요일/입장료 1만5000원(5000원 이하 음료수나 술 1잔이 무료)/13개 클럽 참가/ ‘클럽데이’에는 보통 6000~7000여명씩 몰린다.

지난달 ‘클럽데이’에는 클럽 ‘Ska’에서 뜨거운 춤판이 벌어졌다. 게릴라 공연으로 열린 라틴 댄스 공연에 클러버들이 열광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라틴 스텝을 배워 함께 추기도 했다. 단순히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돌발적이고 실험적인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서울 ‘클럽 데이’의 특징이다. 서울의 ‘클럽 룩’은 다양하다. 여성들의 세련된 트레이닝 룩부터 남성들의 등 근육이 다 보이는 민소매 스타일까지 볼 수 있다. 13개 클럽이 다루는 음악도 제이-지(Jay-Z) 등 힙합부터 테크노까지 다양하다. ‘쉬운 곳’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Do Something’같은 익숙한 팝 음악의 리믹스 버전도 자주 나온다. 클럽의 춤은 대개 그루브를 타거나 남녀가 몸을 밀착시키는 ‘부비부비’가 기본. 춤의 고수들은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스텝이 빠른 ‘C-Walk’를 선보이기도 한다.

■ 부산

경성대 근처/매월 셋째 주 금요일/1만5000원(5000원 이내 음료수나 술 1잔 제공)/4개 클럽 참가/1000~1500여명이 몰린다.

클럽 중 ‘JG’는 힙합, ‘바이널 언더그라운드’는 일렉트로니카가 강세다. 휴가철인 7·8월 ‘클럽데이’에는 다른 도시 클러버들도 몰린다. 서울에서 온 안규성(25) 씨는 “서울보다 규모는 작아도 음악도 마음에 들고 춤 추기 좋다”라고 말했다. 부산의 ‘클럽 룩’은 ‘힙합’과 ‘노출’이다. 여성들의 경우 비키니 톱이나 등이 과감하게 파인 상의에 스키니 진, 마이크로 미니 스커트 차림이 많았고, 남성들은 헐렁한 티셔츠에 7부 카고 팬츠를 맞춰 입거나 빈티지 스타일을 선보였다.

■ 대구

동성로 로데오 거리/매월 셋째 주 금요일/1만원·잭 다니엘 1잔 또는 잭 콕(콜라 탄 칵테일 1잔)제공/4개 클럽 참가/1000~1500여명이 몰린다.

대구의 ‘클럽 데이’는 로데오 거리의 4개의 클럽(버블·프로그·박스·몽키)이 모여서 진행하고 있다. 대구 클럽은 힙합이 특히 강세다. 일렉트로니카를 틀어주는 ‘박스’ 외에는 모두 힙합 클럽이다. 서울, 부산에는 없는, 대구 클럽만의 풍경은 바로 지난해 말 부터 난리가 났던 ‘라인 댄스’. 다같이 특정한 스텝을 밟으면서 음악을 즐기는 것으로, 한 때 대구 클러버들 사이에서는 ‘라인댄스 모르면 간첩’일 정도였다. 라인댄스 음악은 ‘Cha Cha Slide’(DJ Casper), ‘It’s Tricky’(Run DMC), ‘September’(Earth, Wind & Fire 리믹스 버전) 등 3곡을 리믹스한 것. 요즘은 라인댄스 음악을 자주 틀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클럽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새벽 2~3시 사이에 한번은 추고 넘어간다. 클럽 중 ‘프로그’에 가면 라인 댄스를 출 기회가 많다. ‘부비부비’가 좀 덜하다는 것도 대구 클럽의 특징.

대구의 ‘클럽 룩’은 서울, 부산에 비해서는 좀 ‘얌전한’편. 티셔츠에 청바지나 카고 팬츠, 운동화로 깔끔하게 차려 입고 춤에 빠지는 편이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힙합 스타일의 ‘뉴에라’ 모자도 인기다. 탱크톱차림 여성들도 물론 자주 눈에 띈다. 대구의 경우, ‘클럽데이’의 수익금 일부는 독거노인이나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고 한다. 대구적십자사와 제휴해 헌혈자에 한해 할인권을 발급해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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