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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CP들은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26.9%)보다 훨씬 많이 트래픽을 유발하지만 망 이용료는 내지 않는다. 네이버·카카오 등이 연간 수백억 원의 망 이용대가를 내는 것과 다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미국에 있는 넷플릭스의 캐시서버를 국내로 들여오는 조건에 대한 협의를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고,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통신망 이용 대가를 내라는 반대 소송을 제기한다. 앞서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는데,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맞불을 놓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리한 논란 끝에 2019년 초 통신망 이용대가를 내기로 한 페이스북처럼, 구글과 넷플릭스도 우리나라에서 정당한 망 사용료를 내게될지 주목된다.
◇‘협상’ 준비 중인 KT…‘반소’ 준비 중인 SK브로드밴드
KT 고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이야기하려고 나름 준비하고 있다”면서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 같다”고 했다. KT는 지난해 8월 자사 IPTV에 넷플릭스를 탑재하면서 망 대가 문제는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기밀유지협약(NDA)으로 계약 조건이 공개된 것은 아니나, 정부의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등이 나오면 준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이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 도래했다.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SK브로드밴드는 ‘망 사용료를 내라’는 소송을 제기해 수비에서 공격모드로 전환한다. 넷플릭스가 제기한 소송에서 SK브로드밴드 변호인으로 참여한 법무법인 세종 강신섭 대표 변호사는 지난 15일 공판에서 “4월 30일 다음 번 공판에서 기술자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증인신문을 한 뒤 반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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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중인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간 민사 소송에서 쟁점은 넷플릭스의 의무가 어디까지냐다. 넷플릭스가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측은 △넷플릭스의 역할은 일본과 홍콩의 연결지점(접속지점)까지 콘텐츠를 갖다 놓는 것이어서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의 망을 이용한다고 볼 수 없으며 △켄 플로랜스(Ken Florance) 넷플릭스 콘텐츠 전송 부사장은 어떤 ISP(통신사)에도 망이용대가(Network usage fee)를 내고 있지 않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일본과 홍콩에서의 접속경로를 보면, 중립 IDC(인터넷데이터센터)에 있는 넷플릭스의 캐시서버는 SK브로드밴드 라우터와 직접 연결되며 이때 콘텐츠 트래픽이 이동되는 해저케이블은 SK브로드밴드가 임차해 넷플릭스 트래픽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014년 켄 플로랜스 부사장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확인서(Declaration of Ken Florance)에 따르면 ‘착신망 이용대가(Terminating access fee)’를 컴캐스트에 지불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다.
이 확인서는 타임워너케이블(TWC)과 컴캐스트간 합병을 반대하는 넷플릭스의 의견서로, ‘컴캐스트는 오픈커넥트(OCA)를 통해 넷플릭스와 상호 접속하고 컴캐스트의 이용자들이 요청한 스트리밍 동영상을 제공할 때, 이용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시청이 가능한 정도의 비트 전송률을 전송하기에 충분한 용량을 넷플릭스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며, ‘동 상호접속 계약 조건에는 넷플릭스가 컴캐스트의 착신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기로 하는 동의도 포함돼 있다’고 적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넷플릭스는 컴캐스트와의 오랜 분쟁 끝에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어 TWC와 합병하면 망이용대가가 상승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넷플릭스 콘텐츠가 국내 이용자에게 전송될 때 국내 통신사 망을 이용하느냐, 넷플릭스가 해외에서는 망 이용대가를 지불했느냐 하는 문제는 재판부 관심이어서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설사 해외에서 망대가를 내고 있더라도 협상에 의한 것일 뿐 의무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0 민사부는 4월 30일 열리는 공판에서 기술자 등 전문가 증인 출석과 함께 기술 PT(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