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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정명훈에 큰 영향…'보헤미안 사운드'에 매혹되길"

장병호 기자I 2023.02.27 10:22:17

체코 출신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내달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와 내한
독일·체코의 음악적 뿌리 이어 받아
"기쁨 가득했던 한국 관객 다시 만나 기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제 지휘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지휘자 중 하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입니다.”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 다음달 한국을 찾는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사진=빈체로)
다음달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 한국을 찾는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42)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휘자 정명훈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그는 “2006~2007년 파리에서 보조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정명훈으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2000년부터 15년간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은 바 있다.

체코 출신의 흐루샤는 현재 밤베르크 심포니 상임지휘자이자 체코 필하모닉, 산타 체칠리아 국립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 지휘자를 맡고 있다. 한국에서의 공연은 이번이 10년 만이다. 그는 “2010년과 2013년 서울시향과 함께 연주했다”며 “당시 객석은 기쁨과 감사로 가득 차 있었는데, 이번엔 저의 오케스트라인 밤베르크 심포니와 그 경험을 함께 할 수 있게 돼 정말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 연주자들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흐루샤는 “전 세계에는 정말 많은 한국인 음악가가 있고, 밤베르크 심포니에도 있다”며 “한국인 특유의 에너지와 기질, 그리고 섬세함과 정밀함이 성실한 연습과 만나 음악을 만들어간다는 점이 좋다”고 평했다.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 다음달 한국을 찾는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 (사진=빈체로)
밤베르크 심포니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에 위치한 인구 7만의 도시 밤베르크를 기반으로 1946년 창단한 악단이다. 2차 세계대전 종료 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독일로 이주한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2016년 지휘 명장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와 함께 첫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다.

독일 악단이지만 체코의 음악적 뿌리를 함께 이어받은 것이 특징이다. 흐루샤는 2016~2017년 시즌부터 밤베르크 심포니 5대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다. 체코 출신답게 악단의 역사적 뿌리와 현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흐루샤는 “오늘날 밤베르크 심포니의 정체성은 체코-독일이 공존하는 역사적 의식과 진정한 독일로부터의 뿌리의 결합이며, 이는 우리의 레퍼토리에도 그대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밤베르크 심포니의 내한공연은 다음달 28일 대구콘서트하우스를 시작으로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0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으로 이어진다. 공연 프로그램은 밤베르크 심포니의 특색을 잘 보여주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체코 대표 작곡가들의 음악으로 꾸려졌다. 브루크너의 ‘교향적 전주곡’,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하는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그리고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을 연주한다. 경기아트센터 공연에선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대신 연주한다.

가장 기대를 갖게 하는 프로그램은 드보르자크 교향곡이다. 체코 대표 작곡가인 만큼 밤베르크 심포니의 음악적인 색깔을 가장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다. 흐루샤 또한 “드보르자크는 밤베르크 심포니의 핵심 레퍼토리이자 ‘보헤미안 사운드’를 가진 밤베르크 심포니와 체코 지휘자인 저에게 가장 이상적인 음악이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번 공연의 특별한 감상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는 “특별히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흐루샤는 “관객 입장에선 템포, 표현, 강조, 균형, 음색, 개성 등을 상상하며 연주에 매혹되는 것이 아주 커다란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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