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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성수기에도 웃지 못하는 LCC들

신민준 기자I 2022.08.07 15:35:57

국제선 여객 회복 속도 더뎌
6월 여객 수 코로나19 이전 7% 불과
中·日노선 정상화 갈 길 멀어
"환율 상승·9월 고용지원금 지원 종료도 부담"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았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 기대에 국제선 노선 운항을 증편하고 승무원 등 직원들을 복직시키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중국과 일본의 입국 정책이 완화하지 않아 여객 수요 회복세가 예상을 크게 밑돌아서다.

오히려 전 세계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방역을 강화하는 추세로 돌아서며 LCC들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때문에 잃어버린 3년의 시간을 되풀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월 국제선 여객수 13.5만명…코로나 팬데믹 이전 7%

7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8개 LCC(에어로케이·에어부산·에어서울·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제주항공(089590)·진에어·티웨이항공·플라이강원)의 지난 6월 국제선 여객 수는 13만5573명을 기록했다. 전월 6만538명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8년 6월 192만2798명과 비교하면 7%에 불과한 수준이다.

LCC 업계의 여객 수 회복이 더딘 이유는 중국과 일본 노선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하는 LCC 매출의 80% 이상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노선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2011년 11월부터 제로 코로나라는 고강도 국가 방역 정책을 펼치면서 국제선 운항을 제한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 정부가 14억 인구 중 단 1명의 코로나19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의지가 굳건해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앞으로 수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나마 일본은 관광을 허용했지만 단체 관광에 제한하고 있고, 입국 절차에 2∼3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비자까지 받아야 하는 등 입국 조건이 까다롭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자 여행 활성화 사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며 열렸던 동남아 항공길마저 다시 닫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25일부터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람은 입국 1일차(기존 입국 3일 내)에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방역조치를 다소 강화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째 연간 영업적자

여객 수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LCC들은 환율 상승 타격까지 받고 있다. 대부분 리스(임대)로 항공기를 운영하며 달러로 리스료와 유류비 등을 결제하기 때문이다. 7월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07.40원으로 지난 2분기 평균과 비교해 47.83원이 올랐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 연내 원·달러환율이 13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CC들은 여객 수요 회복이 더딘 만큼 올해도 연간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LCC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19년 이후 3년간 연간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적자가 수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객실·운항승무원 등 지난 2년간 휴직했던 상당수 직원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는 상황에서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다음 달에 종료된다는 점도 LCC에는 큰 부담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잃어버린 3년이 또 되풀이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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