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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4회 해외순방 나서던 시진핑, 올해는 한차례 그쳐…왜?

김겨레 기자I 2023.08.04 11:33:28

시진핑, 3월 러시아 방문이 유일…해외체류 이틀 불과
경기둔화·정치스캔들 등 中 내부문제 수습에 우선순위
서방과 관계 악화하며 지도자 간 만남 줄었단 분석도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해외 순방이 대폭 줄어 해외 체류 기간이 이틀에 그쳤다. 시 주석 집권 3기를 맞아 외교보다는 경기둔화와 정치스캔들 등 내부 문제를 수습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시 주석의 해외 순방은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모스크바를 국빈 방문한 것이 유일하다. 당시 시 주석은 러시아에서 2박 3일간 머물렀다.

시 주석은 집권을 시작한 2013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연 평균 14회 외국을 방문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연평균 12회 해외 순방에 나선 것보다 많다.

시 주석은 해외 순방에 직접 나서는 대신 외국 고위 인사를 중국으로 불러들여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그는 올해 베이징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 등 36개국의 고위 대표를 만났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시 주석은 2019년 이전에도 연평균 48명의 외국 고위 인사를 중국에 초청했었다”며 시 주석의 전반적인 대면 외교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의 해외 순방이 줄어든 것은 외교 문제보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정치스캔들 등 내부 문제를 수습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 위험에 처했으며 최근엔 친강 외교부장과 인민해방군 수뇌부가 교체돼 정치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아틀란틱 협의회의 비상임연구원 웬티 성은 “시 주석의 부재에 따른 기회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해외 방문 빈도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해외 순방으로 자리를 비우는 것보다 중국에 머무르는 게 국가 전체적으론 더 이득이라는 얘기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부교수는 “시 주석 집권 3기의 우선순위는 안보와 내부 장악”이라며 “그는 세계 2위라는 중국의 지위에 대해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그를 찾아오기를 기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과 서방 국가들의 관계가 악화함에 따라 주요국 지도자들이 시 주석과의 만남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 중국 분석 센터의 닐 토마스 연구원은 “서구 민주 진영에서 선출된 지도자들은 시 주석과 만날 경우 찬사를 받기보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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