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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옐런 “과잉 생산” 지적…中 “설비투자 확대” 맞불

이명철 기자I 2024.04.10 14:52:01

중국 7개 부처 “2027년 산업장비 투자 25% 확대”
옐린 美 재무장관, 중국 찾아 “과잉 생산 억제해야”
리창 中 총리 “신에너지 산업 발전, 세계에 공헌”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과잉 생산 지적에 오히려 생산 확대 방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90조원대 금융 지원에 이어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중국 장쑤성 화이안의 한 디스플레이 제조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AFP)


1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7개 정부 부처는 최근 ‘산업 장비 설비 갱신 촉진 방안’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산업 장비 투자를 25%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디지털 연구개발(R&D)과 설계 장비 보급률을 90% 이상 확대하고 주요 생산 공정 75% 이상을 디지털로 전환키로 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농업·건설 기계와 전기 자전거 등 부문에서 낙후 장비를 대체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항콩·태양광·배터리 등에 대한 업그레이드도 진행한다.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을 활용한 지능형 공정 전환을 추진한다. 산업 장비 갱신 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재정·세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미국 등의 견제를 받고 있다. 옐런 장관은 지난 7일 중국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산업 과잉 생산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중 기간 중국의 과잉 생산과 불공정 관행에 대한 문제를 여러 번 제기했다.

미국이 문제 삼고 있는 분야는 전기차,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 등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이 된 중국은 전세계 전기차와 이차전지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산 태양광 설비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은 7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강력히 견제하고 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고 미국 역시 국가안보를 이유로 조사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주장에 반발했다. 리 총리는 “중국의 신에너지 산업 발전은 글로벌 녹색·저탄소 전환에 중요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대응했고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도 “(옐런 주장은)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측의 불만 제기에 중국은 이달 8일 보란 듯 인민은행이 과학기술 혁신, 기술 개조, 장비 갱신 등 지원을 위해 5000억위안(93조5000억원) 규모 특별 재대출 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옐런 장관이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설비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새로운 산업화 촉진에 중점을 두고 제조업의 기술 혁신과 업그레이드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산업 분야의 대규모 장비 갱신은 효과적인 투자를 확대하고 선진 생산 능력의 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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