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방이면 희귀병 완치되는데..주사값이 25억" 母의 호소

김민정 기자I 2021.09.15 09:57:02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척수성근위축증(SMA)을 앓고 있는 아기를 둔 엄마가 병을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제를 맞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근육병 아기들이 세계 유일한 유전자 치료제를 맞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자신을 척수성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여아의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두 돌 전에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병”이라며 “간절한 바람이 하늘에 닿았는지 국내에도 완치에 가까운 치료제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척수성근위축증은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으로 유전자 결손으로 인해 근육이 약해지거나 사라지는 질환이다.

환자는 심한 근력 저하, 근 위축 증상이 있으며 머리를 가누지 못하고 중력을 이기지 못해 전형적인 개구리 모양 다리를 보인다. 기대 수명은 2년에 불과하다.

여기서 A씨가 말한 치료제는 지난 5월 국내에서 사용 허가를 받은 ‘졸겐스마’다. 졸겐스마는 단 1번의 투여로 평생 희귀병 완치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가격이 25억 원에 달하는 탓에 환자들은 현실적으로 치료받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딸의 상태에 대해 “목을 가누지 못하고 앉아 있을 수 없어 누워서만 생활하고 있다”며 “119를 부르는 건 일상이 되었고 호흡도 불안정해 호흡기를 착용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핀라자는 현재 척수성근위축증의 유일한 치료제이며 결합된 유전자를 보완시켜 더 나빠지지 않도록 유지시켜 주는 치료제다. 2주마다 4회에 걸쳐 투여하고 이후 4개월마다 평생 투여받아야 한다”며 “근육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제 몸 하나 움직이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부모보다 더 간절하게 원하는 건 아이들일 것이다”라고 했다.

A씨는 ‘졸겐스마’에 대해 “앉지도 못하던 아기가 서고 걷는 효과도 보였으며 정상적인 생활을 기대할 정도로 약효가 뛰어난 치료제”라면서 “평생 1회 투여만으로 치료할 수 있어 원샷 치료제라고도 불리지만 저희에겐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전했다.

즉 문제는 가격. 그는 “졸겐스마의 비용만 25억이다. 돈이 없어 맞고 싶어도 못 맞는 아이들, 연령 제한이 낮아 못 맞는 아이들이 없도록 넓은 방향으로 보험적용이 시급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이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우리 아이들, 한창 꿈을 꾸며 앞으로 나아갈 우리 아이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의료계에는 억대가 넘는 고가의 신약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신약들의 공통점은 약효는 뛰어나지만 너무 비싸고 건강보험 적용도 안 돼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은 환자 수도 많고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고혈압약과 달리 연간 수백 명 정도의 극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으로 제조하다 보니 비쌀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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