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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빨리 울린 종에 수능 망쳤다"…수험생들 단체소송 예고

신중섭 기자I 2020.12.06 17:25:04

서울 덕원여고 고사장서 종료종 2분 빨리 울려
"탐구영역 총 30분 중 2분은 적잖은 시간"
"이후 과목도 정신적 피해 안고 응시"
수험생 학부모 청와대 청원에 6100명 동의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지난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탐구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예정보다 일찍 울리면서 시험지가 빨리 회수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감독관들은 시험지를 걷어갔다가 다시 나눠줬지만, 수험생들은 단체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한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는 수험생 입장문(사진=온라인 캡처)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수능 고사장인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에서 4교시 탐구영역 첫 번째 선택과목 시험 중 종료종이 예정보다 2~3분 일찍 울렸다. 감독관들은 수험생들의 항의에도 시험지를 회수했다가 뒤늦게 나온 정정 방송에 시험지를 재배부해 2분간 문제를 더 풀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감독관의 미숙한 대처에 제대로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덕원여고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2021 수능 덕원여고 고사장 4교시 탐구영역 제1 선택 과목 종료령 오류를 공론화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4교시 탐구영역은 다른 과목과 달리 시험 시간이 30분으로 짧은 편”이라며 “2~3분이라는 시간이 숫자로는 짧아 보이겠지만 전체 시험 시간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수험생에게 있어서 꽤나 긴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급하게 시험지를 다시 나눠주는 과정에서도 학생을 일일이 호명하는 등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돼 실제로 주어진 시간은 2분보다 더 적었다”며 “수험생들은 이후 탐구 제2 선택 과목, 제2 외국어에 응시하는 동안에도 이러한 정신적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시험에 응시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아무리 손해 배상을 받는다 해도 수험생들의 억울하게 잃어버린 점수는 되돌아오지 않는다”며 “현재 덕원여고 고사장 탐구 제1선택 종료령 오류에 대한 단체 소송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에서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 고사장 종료 종이 예정보다 빨리 울리면서 이에 대한 억울함을 알리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2021년 수능 시험장에서 발생된 사고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자신을 수험생 딸을 둔 아빠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지난 4일 청원을 통해 “4교시 과학탐구시간에 사건이 벌어졌다”며 “비정상적으로 종료종이 울려서 학생들의 시험지를 감독관이 수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딸 아이는 시험감독관에게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했지만 (감독관은) 이를 묵살하고 학생들의 시험지를 수거해 갔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거하던 중 방송으로 시간이 아직 남았다는 멘트와 함께 다시 시험지를 돌려주라는 내용이 방송됐다고 한다”며 “시간에 쫓기고 당황해서 정상적인 답안 제출을 못 하고 그 다음 시간까지도 당황해 제대로 된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학교를 방문해 항의하고 해당 장학사와 통화를 시도해 봤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신 받으신 분은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만 하고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서울시 교육콜센터에 전화를 수차례 했지만 아직까지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부모로서 이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6일 오후 5시 기준으로 6191명이 동의했으며 사전동의 기준인 100명을 넘어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고사장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현재까지 수험생들에 대한 구제안은 않은 따로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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