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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5마리에 물린 7살 딸…견주는 "원래 착해요"

권혜미 기자I 2022.06.08 09:56:05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이미 사람을 공격해 피맛을 본 개들…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지난달 3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엔 ‘개물림 사고에 대한 견주와 개의 처벌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저희 집 사랑스러운 막둥이 일곱 살 딸 아이가 이웃집에서 기르는 늑대견 5마리에 물려 12군데 크나큰 상처를 입었다”고 운을 떼며 “그것도 할머니 집 마당에서 현관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목줄과 입마개도 없이 방치된 풍산개들 다섯 마리의 공격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 의하면 딸은 개들에게 물리는 와중에도 필사적으로 몸을 웅크렸고, 다행히 얼굴과 목 등의 주요 급소를 지켜낼 수 있었다.

하지만 딸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체 부위들의 피하지방층이 다 드러나 찢겨나갈 정도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말았다.

(사진=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
A씨는 이같은 사고에도 견주가 “원래 착한 개들이”이라며 “개들을 그대로 키우겠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맹견으로 분류가 되지 않는 한 아무리 위험한 개라고 해도 강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구멍 뚫린 법안을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음 같아선 정말 살처분을 해도 시원찮을 그 개들을, 이미 사람을 공격해 피맛을 본 개들을 계속 기르겠다는 사람들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시냐”며 “견주는 물론이고 사람을 물어 다치게한 개 또한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또 A씨는 전에도 견주에게 여러 차례 개 울타리, 입마개, 목줄 등의 안전조치를 부탁했었다며 “견주는 ‘착한 개’라고 말하지만 동네에선 수년간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며 ‘늑대’로 불리는 무서운 개들이다. 견주는 개들을 풀어놓고 야생 들짐승들을 사냥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개들을 길렀다”고 설명했다.

견주의 개는 이전에도 동네 주민을 물었으며, A씨 집에 놀러 온 외삼촌의 소형 반려견도 물어 큰 수술도 받게 했다.

(사진=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
견주가 개들의 사냥습성과 공격성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힌 A씨는 “사고 후 저희는 또다시 ‘개를 위탁시설에 맡기든 입양을 보내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습니다만 견주는 ‘몇 마리는 기르겠다. 농사를 지으려면 야생짐승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끝으로 A씨는 “사람을 공격해 큰 상처를 입힌 개들을 더 이상 기르지 못하게 하는 법이 필요하다”며 “그런 법이 없다면 행정조치라도 있어야 한다. 저희 딸이 겪은 이 끔찍한 일을 다른 누군가 또다시 겪지 않도록, 한 가정에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피해를 안긴 개와 견주가 합당한 처벌을 받고 죄를 뉘우칠 수 있도록 꼭 도와달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8일 오전 9시 40분 기준 1244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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