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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4% 빠질 때 코스닥 16% '와장창'…한국 증시 성적 '꼴찌'

안혜신 기자I 2022.06.26 17:55:14

6월 세계 주요국 대비 코스피·코스닥 하락률 월등히 높아
한국 증시와 유사한 대만 증시도 9% 하락
"외국인 매도 증시 끌어내려…환율 진정시 수급 개선 가능성"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6월달 전세계 증시가 동반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 하락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약 1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2% 빠졌다. 이는 전세계 대표 주가지수 40개 중 하락률 1,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 뉴욕증시의 6월 하락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5.3%,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4.5%, 나스닥지수가 3.9%를 기록했다. 코스닥과 코스피 하락률이 유독 두드러진 것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뒤를 이어서 하락률이 높은 지수는 스웨덴 OMX스톡홀름30지수(11.7%), 브라질 보베스파지수(11.4%), 오스트리아ATX지수(10.8%) 순이었다.

한국 증시 낙폭은 아시아권에서도 유난히 컸다. 이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히려 5.1% 올랐고, 선전종합지수 역시 9.2%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1.4% 강세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빠졌지만 하락률은 2.9%에 그쳤다. 반도체 종목 비중이 높아 한국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대만 가권지수도 낙폭은 약 9%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더 부진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 한주동안에도 각각 3.05%와 6.06% 하락하면서 글로벌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뉴옥증시를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는 동안에도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발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까지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쑥대밭이 된 상태다. 세계 각국이 미국 영향에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난히 한국 증시가 부진한 이유로는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매도 지속, 수출 둔화, 반대매매 등이 꼽힌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5조376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린 주범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연준이 7월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주가 급락으로 외국인 차액결제거래(CFD)와 개인 신용거래 등에 대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를 더욱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강한 반등과 정반대 흐름은 국내 수급 변수, 특히 신용 매매와 CFD, 스탁론 등 반대매매와 이를 적극 활용했던 외국인 현선물 매매때문”이라면서 “원화의 일방적인 약세가 진정된다면 외국인 수급 개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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