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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사퇴가 답” vs “김기현 흔들면 필패”…與 당내 전쟁(종합)

이상원 기자I 2023.12.10 17:35:12

김기현, 인요한 혁신위원회 '책임론' 대두
하태경 "金, 쇄신 대상 1순위"·서병수 "결단하라"
박대출 "김기현 지도부 흔들지 마라"
김승수, 당내 단체방에 "내부 총질 황당"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인요한 혁신위원회 조기 해산에 대한 책임론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쏠리면서 당내 갑론을박이 10일 벌어졌다. 일각에선 김 대표의 불출마를 넘어 사퇴를 촉구한 반면, 영남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후계획도시 정비특별법 연내 통과 촉구를 위한 주민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 대표를 겨냥해 “쇄신 대상 1순위다. 불출마로 부족하고 사퇴만이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은 “김 대표는 강서구 보궐선거 직후 사퇴했어야 했다”며 “이때부터 우리 당은 좀비 정당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 혁신위였다. 혁신위 출범은 괜찮았다. 김 대표가 전권을 약속했고 홍준표·이준석 징계 취소는 잡음이 있었지만, 기대하게 했다”면서도 “그 이후 과정은 인요한 혁신위 죽이기로 일관했고,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일갈했다.

이어 “전권을 주겠다던 혁신위는 결국 김 대표의 시간벌기용 꼼수였다. 인요한 혁신위와 당원, 국민 모두 속았다”고 질책했다.

당내 최다선인 5선 서병수 의원도 SNS를 통해 “인요한 혁신위원회 실패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는 전조”라며 “(김 대표가) 이제 결단할 때가 되었다”고 압박했다.

서 의원은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김기현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느냐”며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필패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분출하자 당내 영남지역 인사들은 이에 반박했다. 경남 진주갑을 지역구로 둔 3선 중진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당원들의 손으로 선출한 지도부다. 합리적이고 강력한 대안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필패의 지름길”이라며 김 대표 호위에 나섰다.

박 의원은 “‘혁신위의 시간’이 지났다. 인요한 위원장은 ‘50%의 성공’이라고 표현했지만 혁신위의 역할을 충분히 잘했다고 평가한다”며 “이제 공천관리위원회, 선거대책위원회, 그리고 최고위원회의가 이어받아 나머지 50%를 채울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당 지도부, 중진, 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을 향한 험지 출마·불출마 요구에 대해서도 “‘희생’은 1인칭 문장에서 빛이 난다. 희생은 하는 것이지 시키는 게 아닐 것”이라며 “‘강요된 희생’은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전쟁이다. 총구는 적을 겨냥해야 한다”며 “총선이 겨우 4달 남았다. 여의도 잣대가 아니라 국민 잣대로 풀어가야 이긴다. 단결이 혁신이다. 전진이 혁신이다. 빅텐트로 이겨야 한다. 찢어진 텐트는 비가 샌다”고 했다.

대구 북구를 지역구로 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도를 넘는 내부 총질에 황당할 따름”이라며 “큰 전투를 목전에 둔 지금은 총구는 적에게 돌리고 당의 지혜를 모으고 지도부를 믿고 굳건하게 단합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당 지도부에 힘을 실었다.

이어 그는 김 의원은 “중진의원이 소속 정당을 ‘좀비 정당’으로 폄훼하고, 위기 타개를 위한 지도부의 고심을 ‘꼼수’라고 매도하는데 어떻게 우리 당 지지층을 설득하고, 중도층들에게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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