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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비스, ‘꿈의 소재’ 그래핀 섬유 양산

김정유 기자I 2021.04.12 10:01:00

네오엔프라와 고순도 그래핀 섬유 개발 성공
항균 등 기능 우수, 기능성 의류 등 시생산 예정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휴비스(079980)는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적용한 ‘그래핀 섬유’의 양산에 돌입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래핀은 ‘그라파이트’(흑연)이라고 불리는 숯에서 탄소원자 1개층을 분리한 2차원 물질로, 이론적으로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열,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며 항균 기능도 우수하다. 그래핀 섬유는 그래핀을 섬유 공정에 주입시켜 원사로 생산하는 것으로, 그간 고순도 그래핀 섬유는 연구 단계에만 머물렀다. 탄소 결합체인 그래핀의 분산성이 좋지 않아 폴리에스터(PET) 폴리머와의 합성이 쉽지 않아서다. 때문에 지금껏 상업화된 그래핀 섬유는 대부분 그래핀 함량이 기준 미달이거나 섬유에 물질을 코팅하는 수준에 그쳐 진정한 의미의 그래핀 섬유라고 부르긴 한계가 있었다.

앞서 서울대 화학과 출신 박사들의 주축이 된 스마트나노 연구팀은 2018년 고순도 그래핀 원료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2019년엔 기존의 파우더 방식이 아닌 액상 형태의 그래핀 원료를 개발했다. 이후 친환경 플라스틱 업체인 네오엔프라가 스마트나노의 그래핀을 공급받아 섬유용 그래핀 마스터배치(섬유용 원료로 만든 칩 형태의 원료) 개발에 성공했다. 네오엔프라는 자체 개발한 ‘MEPPS’(Mechanical Engineering & Polymer Processing System)라는 이종(異種) 물질을 결합 기술을 통해 그래핀과 PET 폴리머를 안정적으로 결합했다.

휴비스는 네오엔프라와 지난해 3월부터 그래핀 섬유 관련 파일럿 설비를 운용했다. 이 과정에서 그래핀 순도를 높이는 7차례의 테스트 후 고순도 그래핀 섬유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휴비스는 1~5개층으로 분리된 그래핀을 첨가해 섬유를 만든다. 고순도 그래핀을 사용해 화이트 색상의 원사를 생산 가능하며 우수한 염색성으로 다양한 색상의 원단으로 만들 수 있다.

휴비스와 네오엔프라는 지난달 그래핀 섬유의 안정적인 양산과 다양한 차별화 제품 전개를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MOU로 휴비스는 섬유용 그래핀 마스터배치를 향후 5년간 독점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양사는 그래핀 원사 확대를 위해 국내외 공동 프로모션 및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그래핀 섬유는 항균·항곰팡이·항바이러스, 원적외선 방출, 정전기 방지 기능 등이 반영구적으로 발현돼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양사는 현재 그래핀 섬유 특징을 활용해 기능성 의류, 의료용, 침구류, 마스크 등으로 시생산을 진행 중에 있다. 향후 그래핀 함량을 높여 반도체 공정 등에서 특수작업복으로 사용 가능한 도전사(導電絲)도 개발한다는 목표다.

신유동 휴비스 사장은 “지금까지 연구소에서만 가능했던 그래핀 섬유를 이제 운동복으로 캐주얼 의류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며 “휴비스는 사람들의 안전과 보건 그리고 환경(SHE)을 생각하는 소재 개발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래핀 원사. (사진=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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