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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13일 ‘제29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재개하며, 기획재정부가 장애인권리예산을 반영하기를 촉구했다”며 “요구안을 설명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추진한다면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멈추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지하철 탑승 시위 재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장애인과 가족이 세상을 등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올해만 7건 연달아 벌어졌는데 이는 국가의 무책임으로 발생한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헌법 앞의 불평등을 심화하는 책임 없는 기획재정부를 규탄하며 제30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는 휠체어에 탄 시위 참여자들이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멈춰 서서 구호를 외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열차 안에서 마이크를 든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시민 여러분 함께해달라”며 “장애인들이 지하철을 막고 있어서 너무나 불편하다고 기획재정부에 전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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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운행이 늦어지자 출근에 차질이 생긴 일부 시민은 “너무 하잖아”, “출근은 하게 해줘야지”, “그만 합시다”, “가게 문은 열게 해달라”라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경찰은 “출입문을 닫는 것을 막아 고의적으로 열차 운행을 방해하고 있다”며 “열차 정상 운행 방해는 업무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는 불법행위”라고 수십 차례 경고한 후 강제 진압에 나섰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8시 30분쯤 한 장애인 활동가의 목과 출입문에 걸쳐 있는 사다리를 걷어내려 하는 등 대치가 이어졌다. 전장연 측에서 이동하겠다고 하면서 강제 진압은 일단락됐다.
경찰 측과 대치 이후에도 전장연 측은 지하철 4호선 양방향 열차를 번갈아가며 멈춰 세우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 참여자들은 8시 35분쯤 삼각지역에서 출발해 8시 50분쯤 사당역에 도착, 8분간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멈춰 섰다. 이어 사당역에서 삼각지역 방향으로 열차를 갈아탄 시위 참여자들은 9시부터 14분간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멈춰서 구호를 외쳤다. 이 회장은 “아침 출근길에 불편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에 이야기 해달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기획재정부가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위한 실무협의를 추진한다면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시위를 멈추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