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조재범, 선수촌서도 성폭행"...경기중 뇌진탕 후유증 재조명

박지혜 기자I 2019.01.09 09:07:15

심석희 폭로 후 청와대 청원 '동의' 급증
"이번 기회에 모조리 털자"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을 폭로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조 전 코치의 성폭행을 비롯한 폭행이 심 선수의 경기력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힌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 전 코치 강력 처벌’ 청와대 국민청원은 9일 오전 현재 최다 추천을 받고 있다.

전날 답변 기준 20만 명 동의에 못 미쳤던 ‘조재범 코치를 강력 처벌해주세요’ 청원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12만5694명이 참여하면서 최다 청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올라온 이 청원은 심 선수가 조 전 코치의 지속적인 성폭행을 폭로하면서 참여인원이 급증했다.

심 선수는 지난달 17일 조 전 코치를 추가 고소했다. 심 선수가 조 전 코치를 추가로 고소한 혐의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 상해 혐의다.

고소장에 따르면 성폭행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4년, 심 선수가 만 17세로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조 전 코치의 성폭행은 이때부터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두 달 전까지 4년 가까이 계속됐다. 특히 범행 장소가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 선수들이 훈련하는 국가체육시설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심 선수는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너무나 막대하고 앞으로도 동일·유사한 사건이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가족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이 사건을 밝히기로 용기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심 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함께 조 전 코치를 상습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조 전 코치는 이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항소한 상태다. 그러자 심 선수는 지난해 12월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엄벌을 호소하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1500m 금메달 후보였던 심 선수는 레이스 도중 갑자기 넘어지면서 준결승 진출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엔 단순 실수 정도로 여겨졌지만, 나중에 조 전 코치의 폭행으로 인한 뇌진탕 때문으로 드러났다.

심 선수는 “올림픽 직전 코치에게 맞아 뇌진탕 증세가 생겼고, 이 때문에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넘어졌다”고 폭로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1500m 금메달 후보였던 심석희 선수는 레이스 도중 갑자기 넘어지면서 준결승 진출이 무산된 바 있다 (사진=SBS ‘비디오머그’ 캡처)
빙상연맹 비리에 이어 성폭행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이번 기회에 스포츠계 악습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승리지상주의와 팀워크를 위한다는 등의 명분으로 폭행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조 전 코치 강력 처벌을 요구한 청원자도 “이번 기회에 승부조작, 뇌물, 폭행, 비리 모조리 털고 가지 않으면 국민은 스포츠 자체를 외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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