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숙현 선수 동료 "감독, 숨 못 쉴 정도로 주먹질에 폭언"

박한나 기자I 2020.07.03 09:34:07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철인 3종 경기(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활약했던 최숙현 선수가 지난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사진=고(故) 최숙현(23)선수가 지난 2013년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왼쪽), 최 선수가 모친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
지난 2012~2015년 경주시청 철인 3종경기팀에 몸을 담았던 A선수는 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그 감독이 욕을 안 하면 ‘오늘 뭐 잘 못 먹었나?’ 싶을 정도로 폭언은 일상이었다. 여러 번 맞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감독이) 2014년쯤 전지훈련 당시 수영 기록을 달성 못 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물 밖으로 나오게 해 주먹으로 가슴을 쎄 게 때려 물에 빠지게 했다”며 “숨을 못 쉬고 앉아있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아팠고 갈비뼈 골절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훈련을 강행시켰다. 고통이 심해 평소처럼 움직이지 못하자 오히려 ‘왜 제대로 훈련 안 하냐’며 폭언을 퍼부었다”고 했다.

앞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폭압에 죽어간 ‘故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해결해주십시오’,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 ‘대한체육회를 해체해 달라’ 등 최 선수 관련 청원이 6개가 잇따라 올라왔다.


글에서 최 선수의 지인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된 가해자들과의 오래된 질서와, 팀 내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폭언을 밖으로 새어나가게 하면 따돌림을 당하는 분위기의 조성으로 그간 최 선수는 물론, 팀에 있었던 다른 선수들도 쉽게 피해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콜라를 시켰다는 이유로 최 선수의 체중을 측정했고, 몇 백g이 불었으니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 빵? 그럼 죽을 때까지 먹게 해줄게’라며 빵 20만원어치를 사와서는 ‘다 먹을 때까지 잠 못 잔다’고 협박하며 새벽이 지나도록 먹고 토하고를 반복하게 했다”며 “아침에 복숭아 1개를 먹은 것을 감독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체중이 줄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뺨을 20회 이상 때리고 가슴과 배를 발로 찼으며,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하고 밀치는 등의 일련의 폭행을 20분 넘게 지속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청원인은 “선수가 살을 못 뺄 때마다 3일씩 굶기는 가혹행위를 일삼았고, 슬리퍼로 뺨을 때렸고, ‘내 손으로 때린게 아니니 때린 게 아니다’고 말했다”며 “이는 일부에 불과하며, 운동하면서 때리고 심한 욕설을 하는 것은 일상이었다”고도 했다.

실제로 숨진 최숙현 선수와 같은 경주시청팀 소속 전·현직 선수들은 ‘경주시청팀 관계자들의 선수 폭행은 상습적으로 이뤄졌다’며 폭행에 관여한 경주시청팀 감독과 선임 선수 등을 고소하기로 했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지인들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후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지난 4월 경주시청 소속 선수 및 관계자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신고한 바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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