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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자료도 보겠다"‥금융사 겨낭하는 종합검사 칼날

장순원 기자I 2019.06.02 16:19:22

3일 KB금융지주부터 종합검사 본격 돌입
친절한 검사 앞세우면서도 취약점 파고들 듯
금융사 긴장감 팽배‥자칫 문책받을까 우려

윤석헌 금감원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윤석헌표 종합검사는 어떤 모습일까. 금융검찰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종합검사에 본격 돌입한다. 과거와 같은 먼지털이식 검사를 지양하고 취약점을 콕 짚어 체질을 업그레이드 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피검기관인 금융사들은 4년 만에 부활하는 종합검사를 앞두고 긴장감이 역력하다.

금감원은 3일부터 약 한 달 동안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을 상대로 종합검사에 착수한다. 은행권에서는 KB금융과 국민은행이 첫 타자다. 고객이 가장 많은데다 다른 은행권과 달리 최근 검사를 받은 지 오래됐다는 점을 고려했다. 보험권에서는 한화생명 대한 사전검사를 마쳤고, 이달 17일부터 종합검사에 들어간다. 이르면 이달 중순께부터는 메리츠화재를 검사할 계획이다.

금감원의 종합검사는 한마디로 ‘금융사의 종합검진’이다. 건전성과 소비자보호를 포함해 전 분야를 살펴본다. 과거 종합검사는 대규모 검사인력이 금융회사를 샅샅이 훑는 저인망식 검사로 악명이 자자했다. 이런 부작용이 부각하며 2015년 이후 사라졌다가 작년 부임한 윤 원장이 4년 만에 부활시켰다.

금감원은 새 종합검사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른바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다. 금융회사의 수검(受儉) 부담을 최소화하고 건전성 점검이나 소비자 보호 같은 감독 목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맞춤형 검사를 진행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KB금융 검사는 징계를 앞세운 군기잡기식 대신 약한고리를 보강해주는 컨설팅식 검사로 활용하겠다는 게 금감원의 의도다. 최근 허인 행장을 포함한 KB국민은행 경영진과 오찬을 겸한 이른바 ‘파트너십 미팅’을 진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파트너십 미팅은 종합검사에서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대목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자리다. 시험으로 치자면 예상문제를 알려주고 준비할 시간을 준 셈이다.

또 징계 대신 예방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금감원 관계자 “고의 중과실이 아니라면 징계 대신 현장조치나 스스로 고칠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물검사’를 진행하지는 않겠다는 게 금감원의 생각이다. 금융권이나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의 우려 속에서 어렵게 되살린 종합검사이니만큼 성과를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사전검사에서 확보한 자료와 매월 받는 업무보고, 상시 감시망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중심으로 취약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겠다는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KB금융의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의 자료까지 훑어볼 계획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평소 금융회사 자체 감사기구와 외부 감사인(회계법인)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효율적 검사를 진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자료요구권이 있으니 필요하다면 회계법인이 확보한 자료를 보는 방안도 고심 중”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은 긴장감이 팽배하다. 혹여나 꼬투리를 잡혀 기관이나 관련 실무자들이 문책받을까 해서다. 종합검사와 관련해 모든 시나리오를 가정해 지점 미스터리 쇼핑부터 내부 실태조사와 자체 점검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올초 주재성 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을 방패로 영입하기도 했다.

피검기관의 한 관계자는 “피검기관으로 특별히 할 말이 없고,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성실히 잘 받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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