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소득주도성장으로 3% 성장 가능할까

김정현 기자I 2017.10.15 12:41:31

현대硏, ‘2018년 한국 경제 7대 이슈’ 보고서
소득주도성장 핵심인 ‘가계소비 늘리기’ 쉽지 않아
기업은 경영악화 우려해 투자축소 가능
내년 정부의 SOC 투자도 감소해 더블악재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소득 주도 성장 모델로 3% 성장률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5일 발표한 ‘2018년 한국 경제 7대 이슈’ 보고서를 통해 “소득 주도 성장론으로 경제정책 페러다임이 전환하면서 우리 경제는 3%대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회복세에 걸림돌이 되는 다양한 리스크들이 상존하는 만큼 2%대 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소득 주도 성장론은 경제 회복의 원천을 가계의 소득 증대로 보는 것”이라며 “한계소비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소득이 늘어나면 전체 소비가 증진돼 회복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한계소비성향이란 추가 소득 중 저축되지 않고 소비되는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동일한 소득이 주어졌을 때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 소비를 더 많이 늘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예상보다 소비가 증대되지 않을 수 있는 반면, 기업은 연구개발(R&D) 투자를 축소할 가능성이 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봤다.

보고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 가계는 늘어난 소득을 소비에 지출하기보다는 저축을 늘릴 유인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가계는 최근 저축을 늘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저축률은 지난 2011년(5.3%) 이후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가계저축률은 8.3%였다. 저축이 늘어나면 그만큼 소비는 줄어들 수 있다.

자료=한국은행
반면 기업은 R&D투자를 줄일 수 있다. 소득 주도 성장론으로 통하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등으로 경영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해 R&D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보고서는 정부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투자 감소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SOC 투자예산은 올해 22조1000억원에서 내년 17조7000억원으로 20%께 감소했다. 정부의 SOC예산은 지난 2015년 26조1000억원까지 확대된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연구원은 “소득 주도 정책에 불확실한 측면이 있어 여기에만 매몰되면 성장 동력을 항구적으로 상실할 위험이 있다”며 “기업 경영 여건 악화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내 경제에 SOC 투자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원은 내년 경제 7대 이슈로 △3%대 성장 가능성 △부동산경기 연·경착륙 전망 △SOC 저투자 우려 △재정건전성에 대한 부정·긍정론 △통화정책 전망 △수출경기 및 수출경쟁력 비동조화 △고용시장 변화와 임금 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제시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