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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파트너들 만날 것"…JY '뉴 삼성' 광폭행보 예고

이준기 기자I 2021.11.14 17:00:00

5년만에 미국行…제2 파운드리 투자 확정
모더나 최고경영진 접촉…협력관계 격상
재계 "광범위한 네트워크로 국익 챙길 것"
정기인사·조직개편 통해 '뉴 삼성' 구체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이준기 신중섭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북미행(行) 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처음이자 2016년 이후 5년 만에 미국 땅을 밟는 것이다. 이 부회장 개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도체와 백신, 인공지능(AI) 등 미래 숙제를 아우르는 다양한 현안을 들고 나서는 출장인 만큼 재계에선 ‘뉴 삼성’ 광폭 행보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8시께 전세기를 이용해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에 위치한 삼성전자 AI 연구센터 등을 방문한 뒤 미국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등을 만나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투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선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인접한 테일러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이날 오전 7시45분쯤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여러 미국 파트너들을 만날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반도체 거래처를 만날 것이냐는 구체적인 질문엔 “잘 다녀오겠다”며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이와 관련,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북미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 “경제계는 물론, 정관계 인사들도 두루 만나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자료제출 요구 논란 등 삼성이 직면한 현안들을 넘어 국익까지 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출장에서 모더나 최고 경영진과도 직접 만나 양사의 협력 관계를 격상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관련 질문에 “(모더나 본사가 위치한) 보스턴에도 갈 것 같다”고 답했다. 매사추세츠주 주도인 보스턴엔 모더나 본사가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영어의 몸에서 풀리자마자 곧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을 해결해야 할 제1과제로 꼽고 노력·시간을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당시 모더나 최고경영진과의 화상회의 등 물밑 정중동 진두지휘 행보 끝에 백신 국내 공급 일정을 연말에서 10월로 앞당기는 성과를 냈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 회계 의혹 관련 재판이 예정된 25일 전에 귀국할 예정이다. 이후 연말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 인사제도 개편 등을 고심한 뒤, 이를 통해 뉴 삼성 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으로 오는 19일 예정된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34주기 추모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현지에서 이를 계기로 경영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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