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유산균 배양액서 바이러스 소독 효능 확인

황효원 기자I 2020.09.28 08:59:01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으로 만든 배양액이 바이러스 소독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엔아이비알97 배양액 함유 세정제 시제품 사진
28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김치에서 분리한 자생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엔아이비알(NIBR 97)’의 배양액이 바이러스 소독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7년 김치에서 항균력이 우수한 유산균 엔아이비알97을 발견했다.

올해 연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지난 4월부터 해당 배양액의 바이러스 소독 효과를 실험했다.

연구진은 엔아이비알97 배양액을 병원성을 제거한 에이즈(HIV)바이러스 등에 처리했을때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파괴됐고, A형 독감 바이러스(H3N2)에 대해서도 최대 99.999%의 소독 효과가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리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파마슈티컬스’(Pharmaceuticals)에 23일 발표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사고 위험이 있는 소독용 알코올을 김치 유산균 배양액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3월 셀텍에 엔아이비알97 배양 특허기술을 이전했다.

그린바이오와 엔피코리아는 셀텍에서 제공한 엔아이비알97 배양액으로 무알코올 세정제를 만들어 마우스 코로나바이러스(설치류를 감염시키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바이러스에 대한 99.99%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검증했다.

해당 업체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분석기관에 안전성 등의 검사의뢰를 한 상태다. 검사를 통과하면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환경부의 담당 기관에 신고 및 승인 절차를 거친 후 판매할 예정이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현재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소독제의 사용량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소독용 알코올을 자생 유산균 배양액으로 대체하는 기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생물자원관은 가치가 있는 자생생물자원을 지속 발굴해 국내 생물산업을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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