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주워담는 개미 vs 내다파는 외인…경협株 아난티 어디로

김성훈 기자I 2019.06.23 17:46:23

대표 경협주 아난티 투자 방향 엇갈려
개미 608억 '사자' vs 외인 620억 '팔자'
경협 분위기 살아나자 개미 저가 매수↑
외인은 보수적 입장 보이며 매도세 여전

지난 4월 22일 오전 부산 기장군 아난티코브 펜트하우스에서 열린 ‘한일터널연구회 조찬회’에서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가 참석자를 상대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남북경협주(株) ‘신데렐라’로 승승장구하다 고꾸라진 아난티(025980)를 두고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사자’ 행렬과 외인의 ‘팔자’ 행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2월 북미 ‘하노이 회담’ 이후 지지부진하던 국내외 정세가 또 한번 꿈틀대기 시작해서다.

북·미 관계 개선 논의에 ‘저가 매수 시점’으로 판단한 개인 투자가가 매수세를 끌어올린 반면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 외인 매도세가 엇갈린 상황에서 향후 주가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아난티는 전 거래일보다 2.31% 하락한 1만48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7거래일간 6번이나 내리면서 사흘 만에 1만5000원 선에서 내려왔다.

아난티는 올해 초만 해도 남북경협주를 이끌던 대표주자였다. 지난 1월 한 달간 주가가 43% 급등하더니 세계적인 투자가이자 아난티 사외이사인 짐 로저스(77) 방북설까지 불거지면서 2월 27일 3만원대 진입(종가 기준 2만8450원)을 눈 앞에 두기도 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 진입 기대에 부풀었던 아난티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소식이 전해진 28일 25.83% 급락하면서 가시밭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해 3월 21일에는 2대 주주인 중국민생투자가 보유 중이던 아난티 지분 14.6%(1206만주)를 1693억원에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는 소식에 이튿날 15.10% 급락하면서 1만5000원벽(22일 종가 1만4900원)마저 무너졌다.

최근 6개월 간 아난티 주가 추이 (자료=마켓포인트)
좀처럼 반등기회를 잡지 못하던 아난티가 최근 들어 활발하게 거래되는 모습이다. 흥미로운 점은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이 투자방향을 정반대로 잡고 있다는 점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6월 17~21일)간 아난티 주식 608억원어치를 바구니에 담으며 코스닥 주간 개인 순매수 종목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620억원을 팔며 주간 순매도 1위를 기록하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한과의 협상 카드를 활용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북중, 미중, 한미 정상회담 소식이 이어지면서 경협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며 “과거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미 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방북 시점부터 주가 흐름이 가팔라졌던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남북경협주가 구체적인 성과 없이 주가 급락만 반복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차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 도출을 예상했지만 결국 정상회담 결렬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가 큰 혼란에 빠지지 않았었나”라며 “남북경협주를 견조한 투자 종목으로 보지 않는 외인들의 매도세에 여전한 상황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