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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용어)곰의 포옹(bear''s hug)

조진형 기자I 2006.02.24 12:12:48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아이칸이 KT&G에 기습같이 사용한 적대적 인수합병 전략이 주목되고 있다. 이른바 '곰의 포옹'(bear's hug)이란 방법이다.

'곰의 포옹'이란 사전 경고 없이 매수자가 목표 기업의 경영진에 편지를 보내 매수제의를 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적대적 M&A 수단이다. 마치 곰이 몰래 껴안듯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회사의 매수가격과 조건을 제시한다고 해서 이같은 명칭을 얻었다. 공개매수 전략의 하나로도 꼽힌다.

아이칸은 KT&G 경영진에 정식으로 공개매수를 해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는 압박과 함께 구체적인 매수가격을 제시했다. 다만 조건은 다소 불명확하게 제안했다. 쉽게 말하면 경영권을 넘기거나 동참하는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협박이라고 볼 수도 있다.

2월28일까지 KT&G측의 회신을 요구했듯 경영진으로 하여금 다른 대안을 제시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유사한 적대적 M&A 전략으로 '새벽의 기습'(dawn raid)이 있다. '새벽의 기습'은 대상기업의 주식을 상당량 매입해 놓고 기업인수 의사를 대상기업 경영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아이칸측의 경우 KT&G 지분을 이미 획득한 후 이번 인수제안서를 내놓은만큼 '새벽의 기습'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아이칸의 보유지분은 현재 6.52%에 불과한만큼 '새벽의 기습'보다는 '곰의 포옹'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곰의 포옹'과 '새벽의 기습'은 아이칸의 경우와 같이 모두 대상기업에 대응할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 주로 주말과 같은 시간에 의사를 전달한다.

방어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토요일 저녁 황금 시간에 TV를 통해 공개 매수를 선언하는 방법도 있다. 이를 토요일밤 기습작전(Saturday Night Special)이라고 하는데 미국에서 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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