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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개원의 정부 2천명 철회 압박 Vs "환자 볼모 안 돼"

이지현 기자I 2024.03.17 17:46:24

16개대 의대 교수 25일부터 자발적 사직
개원의 시기 미정 준법 투쟁 카드 만지작
정부 의료계 집단행동 문화 고리 끓을 것

[이데일리 이지현 이영민 기자] 전공의 단체행동이 한 달째다. 대화와 협력 물꼬는 트이지 않고 있다. 이번엔 전문의와 개원의까지 전공의들의 행동을 지지하며 사태 진화는 요원한 상태다. 교수들은 빠른 대화를 촉구하며 오는 25일을 단체 사직 일로 못 박았다.

2000명 증원 반대…철회 안 하면 교수·개원의 단체 행동

17일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을 지지하면서 개별 개원의의 야간·주말진료 축소를 골자로 한 준법투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야간진료를 줄이고 주 40시간만 일해야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며 “휴진투쟁을 하자는 말이 나오면 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개원의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응급의학과도 있고 여러 과가 있어 시기를 못 박을 수가 없어 아직 시기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에 이어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집단 사직서를 내기로 결정한 가운데 17일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전화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의대 교수들은 개별 사직서 제출 카드를 꺼냈다.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 포함된 16개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자율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4개 의대 교수들도 이번주중 의견을 모아 단체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학교와 병원에 사직서는 제출하겠지만 사직이 완료되기 전까진 환자의 진료를 보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병원에서 이를 수리하지 않도록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정부는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교수들도 이를 고려해 진료를 정상적으로 보더라도 일단 ‘사직’이라는 행동으로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재승 전국 의대 비대위 위원장은 “정부가 제일 먼저 ‘2000명 증원’을 풀어줘야 합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라며 “학교와 병원을 떠난다는 결정을 발표하는 마음은 무겁고 참담하지만 이런 결정이 필수의료를 살리고 더 좋은 방향으로 의료를 바꾸어 나가는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만들기 위한 전문가들의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병원 쌓이는 적자…“그래도 환자 볼모 삼아선 안 돼”

상급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 등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그나마 교수와 전문의, 간호사 등이 전공의 업무를 분담하며 입원 및 외래 환자를 보고 있지만 피로 누적 등으로 한 달 이상은 지속하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전문의협의회 성명문 발표에 대한 국립중앙 의료원 입장표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날 간담회를 연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의사들이 자신의 요구가 관철시키기 위해 환자를 볼모로 단체행동에 나서는 건 정당하지 않다고 직격했다. 주 원장은 “정부의 역할도 있고 전문가 집단의 역할도 있고 공공의료기관의 역할도 있다”며 “이성적이고 민주적인 프로세스에서 문제를 푸는 게 맞지 우리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건 대단히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료현장을 떠난 모든 전공의를 향해 하루빨리 돌아오라고 했다. 주 원장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의사라는 면허를 부여했다는 건 국가로부터 대단한 독점적 권한을 부여받은, 그래서 국가적 책무를 다할 때 의미 있는 면허”라며 “그런 무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현재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신속히 복귀해달라. 환자를 등지지 말고 지금의 문제를 풀어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현재 대한개원의협의회 총무부회장도 “언제까지 끝없는 평행선을 갈 수는 없다”며 “지금부터 의료계와 정부 모두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예상했던 시나리오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번에야말로 의료계 집단행동 문화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전공의) 다음 순서로 교수들이 제자들을 건드리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집단행동 선언을 하는 것은 (과거와) 아주 똑같은 패턴”이라며 “이런 잘못된 의료계의 집단행동 문화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번에는 다르게 대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 파업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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