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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한다. 그 직후로는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 인사가 예정돼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 24일 귀국길에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한 만큼 적극적인 내부 조직 개편을 통한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는 앞서 중장기 인사제도 혁신과정 중 하나로 평가·승격제도 개편안을 마련해 구성원들에게 설명했으며 임직원의 의견을 반영한 최종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개편안의 핵심은 기존의 직급 체계를 벗어나 성과주의와 그에 따른 보상, 수평적 문화 정착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직급단계는 CL(Career Level) 4단계(CL1∼CL4)로 돼 있다. 승격하려면 8∼10년의 기간을 채워야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기간이 폐지된다. 대신 팀장이 운영하는 ‘승격 세션’을 통해 성과를 인정받으면 과감한 발탁 승진이 이뤄질 수 있다. 30대 임원도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직원 고과평가에서 절대평가도 확대된다. 고성과자(EX) 10%를 제외한 나머지 90%의 업적평가는 절대평가로 이뤄진다. 현행 삼성전자의 임직원 고과 평가는 ‘EX’(Excellent)와 ‘VG’(Very good), ‘GD’(Good), ‘NI’(Need improvement), ‘UN’(Unsatisfactory) 등 5개 등급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에는 VG 등급 비율이 25%로 한정됐지만, 이제는 훨씬 더 많은 VG 등급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또 직원들에게 5년마다 직무 전환 기회를 공식적으로 부여하는 사내 FA(프리에이전트) 제도도 운용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직급이나 사번을 내부 통신망에 노출하지 않기로 했다. 연말에 이뤄지는 승급 발표도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본인과 부서장 이외는 승진 여부를 알 수 없고 상대방의 직급이나 입사 연도도 알 수 없다. 임원을 제외한 호칭은 기존의 ‘프로’로 통일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직급 자체는 유지하되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직급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연공서열 대신 수평적 문화가 정착되고 의사소통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의 임원 인사가 단행된다.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길에 모더나, 버라이즌, 구글 경영진 등과 회동하며 바이오와 5G, 인공지능(AI) 등 삼성의 미래 성장 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겼다. 그런 만큼 이번 연말 인사에 이 부회장의 현실 인식과 미래 구상이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3월 주총에서 재선임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부문장 겸 대표이사 3인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지가 관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 부회장의 행보와 언급으로 볼 때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