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앞둔 서울 아파트도 분양권 거래 '뚝'

박민 기자I 2019.03.17 15:49:13

'e편한세상염창' 7개월 동안 거래 '0건'
강동구 대장주 '고덕 그라시움'도 올 들어 1건에 그쳐
"거래 끊겨 입주 앞둬도 가격 안올라"

그래픽=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박민 기자]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있는 ‘e편한세상염창’ 아파트가 오는 22일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는 최초 일반 분양가 대비 3억원 넘게 값이 올랐지만 지난해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직후부터 치솟던 가격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88㎡짜리 분양권은 작년 8월 8억 4450원(20층)에 팔린 이후 거래가 뚝 끊겼다. 현재 집주인이 팔기 위해 내놓은 매물 호가는 8억 6000만원~9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분양 당시 가격이 5억원 중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억원 이상 올랐지만 이후 가격 정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나온 9·13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가 끊긴 가운데 분양권시장도 파장이 크다.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은 342건으로 지난해 1~3월 816건에 비해 절반도 채 안된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 ‘e편한세상 염창’ 위치도. 네이버 지도 캡쳐.


9·13 대책 이후 청약·대출 때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키로 하면서 거래가 크게 줄었다. 분양권 보유자들도 1~2년 새 웃돈이 높게 오르면서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지자 내놓기를 꺼리고 있고, 매수 예정자들도 주택 수에 포함하기로 한 정부 발표에 매수를 꺼리고 있다.

‘e편한세상염창’ 전용면적 84.63㎡짜리 분양권도 지난해 10월 10억 4053만원(5층)에 매매 거래된 이후 올 들어 거래가 한 건도 없다. 현재 호가는 9억6500만원~10억원 중반대로 지난해 말부터 소폭의 가격 조정을 겪었다. 다만 이 역시 최초 분양가인 6억 8000만원에 비해 3억원 넘게 값이 오른 상태다. e편한세상염창은 강서구 염창1주택재건축사업을 통해 지은 아파트로 지상 최고 20층, 6개 동, 총 499가구 규모다.

올해 입주 물량이 몰려 있는 강동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분기 강동구에 있는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61건에 달했지만, 올해는 고작 2건이 전부다. 오는 9월부터 입주하는 강동구 대장주 아파트 ‘고덕 그라시움’의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6일 10억8019억원(12층)에 매매된 후 거래다 뚝 끊겼다. 같은 평수 분양권 바로 직전 거래일은 9·13 대책 전인 8월 29일로, 당시 9층이 11억3500만원에 팔렸다. 오는 6월 입주 예정인 강동구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는 전용 50㎡가 지난해 7월 5억9879만원(3층)에서 9·13 대책 이후인 11월에는 5억2000만원(9층)에 분양권 거래됐다.

고덕지구는 올해 6월 ‘래미안명일역솔베뉴(1900가구)’를 시작으로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등 1만여가구가 내년까지 한 번에 쏟아질 예정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에서 새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매매값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지난해 9·13 대책 직후부터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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