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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신도, 기자 머리채 잡으며 폭행…"못된애, 정신 나갔다"

권혜미 기자I 2022.09.18 15:21:05

전광훈, 기자 향해 "방해하러 온 거야? 쫓아내!"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최근 재개발 보상금 500억원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 목사는 재개발 보상금으로 500억원을 받게 된 과정에서 자신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사랑제일교회 해체 음모 역사적 진실’이라는 주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한 여기자는 전 목사에게 “왜 번번이 법을 무시하시는지 이에 대한 답변 부탁드린다”며 “변호사님께선 이렇게 법을 무시하는 목사를 도우시는 거 부끄럽지 않으신지”라고 전 목사 측 변호인을 향해서도 날선 질문을 던졌다.

지난 16일 사랑제일교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가 신도들에게 강압적으로 끌려나가고 있다.(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이 여기자는 그동안 해당 교회를 비판하고 최근 전 목사를 고발한 단체에서 활동했었던 기자라고 알려졌다.

여기자의 질문에 전 목사는 언성을 높이더니 “이 못된 애네. 이거 정신 나갔어. 질문하라니까 여기 방해하러 온 거야? 나가!”라고 반말을 하더니 “질문을 하라는데 질문은 안 하고 말이야. 방해만 하고. 쫓아내!”라고 지시했다.

이에 교회 관계자들과 신도들은 여기자를 에워싸더니 그를 밖으로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여기자 뒤에 있던 한 여성은 기자의 머리를 잡고 흔들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여기자가 넘어지자 주변 사람들도 함께 폭력에 가담했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교회를 나가서도 여기자를 향한 폭언은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북한에서 왔어?”, “뭐야 너! 너 정체가 뭐야?”라며 삿대질을 하고 소리를 질렀다.

전 목사는 “아니 소속을 먼저 말해야지, 예의도 없어 이렇게. 내가 그렇게 잔소리를 해도”라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더니 보상금 500억원에 대해선 “동네 주민들을 협박해서 500억의 사기를 쳤다고 하는데, 84억을 가지고는 바깥에 가서 전세도 못 얻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6일 서울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은 임시총회를 열고 사랑제일교회에 보상금 500억원(공탁금 85억원 포함)을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랑제일교회가 있는 장위10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2017년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으나, 사랑제일교회가 철거에 반대하면서 사업이 지연돼 왔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당초 조합은 약 250억원 수준의 보상금을 지급하려 했지만, 사랑제일교회는 두 배가 넘는 563억원을 요구했다.

결국 조합이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서 대법원으로부터 강제 철거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신도들이 강하게 저항하며 여섯 차례에 걸친 강제집행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빼고 재개발을 추진하는 방안을 고민하다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액이 91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에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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