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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더 싸게…'LFP 배터리' 전기차 가성비 전쟁

이다원 기자I 2023.08.27 17:30:03

LFP 탑재 ‘중국산’ 테슬라 韓 시장 공략
가격, 전기차 시장 핵심 경쟁력 떠올라
국내 완성차도 LFP 속속 채택하며 가격↓
기아 레이 EV·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출격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올해 하반기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도 리튬·인산·철 배터리(LFP)를 탑재한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격이 전기차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완성차 기업의 LFP 배터리 전기차 ‘대전(大戰)’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국내에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LFP 배터리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대표 차량은 미국 테슬라의 모델Y다. 테슬라의 중형 후륜구동(RWD) SUV 모델Y는 중국에서 만든 제품으로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중국산 모델Y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이다. 테슬라코리아가 발표한 중국산 모델Y 가격은 대당 5699만원으로 여기에 국고보조금(514만원)과 지방자치단체별 추가 보조금까지 더하면 5000만원 안팎에 구매가 가능하다. 앞서 판매했던 미국산 모델Y 사륜구동(4WD) 모델이 판매 당시 7000만원대 후반~8000만원대 초반이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줄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성장 둔화에 접어들면서 점유율 확보를 위한 핵심 변수로 ‘가격’이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총 7만89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다.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 증가 폭(71%)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는 가격이 기존 전기차 배터리로 쓰이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비 30~40%가량 저렴하다는 파격적인 강점을 갖췄다. 원가 기준 배터리 비중이 40%가 넘는 전기차 특성을 고려하면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배터리를 쓸 수밖에 없다.

기아 레이 EV.(사진=기아.)
이에 국내 완성차 기업도 LFP 배터리를 속속 채용하며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에 맞서는 모양새다. 기아(000270)가 지난 24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한 소형 SUV ‘더 뉴 기아 레이 EV’는 중국 CATL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은 35.2kWh로 1회 충전 거리가 복합 205㎞, 도심 233㎞를 기록한다.

도심을 공략한 차량인만큼 주행 거리가 짧은 대신 가격 경쟁력과 충전 편의성을 높였다. 기아 관계자는 “레이 EV는 합리적 가격대를 기반으로 도심 주행에 최적화한 도심 엔트리 EV”라고 설명했다. 레이 EV는 급속 충전기로 충전할 경우 150㎾급으로 40분 충전하면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가격은 4인승 기준 2775만~2955만원 수준이다.

KG모빌리티의 전기 SUV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KG모빌리티(003620)도 내달 출시할 대표 SUV ‘토레스’의 전동화 모델 ‘토레스 EVX’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했다. 중국 비야디(BYD)에서 배터리 제품을 공급받으며 1회 충전으로 420㎞ 이상(자체 측정 기준) 달릴 수 있다.

LFP 배터리를 단 토레스 EVX의 핵심 역시 가격이다. KG모빌리티가 밝힌 토레스 EVX 판매가는 트림에 따라 4850만(E5)~5200만원(E7) 수준으로, 여기에 국가·지자체 보조금까지 받을 경우 3000만원대에 전기 SUV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테슬라 외에도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들이 LFP 배터리 채택을 예고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LFP 배터리 탑재 전기차가 점차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산 전기차뿐만 아니라 현대차, 기아 등 국내 기업 역시 LFP 배터리 활용을 점차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력은 가격이 됐고 도심 위주 주행이 많아 주행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국내 시장의 경우 이 점이 부각될 수 있다”며 “LFP 배터리 탑재량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으니 국내에서도 LFP 탑재 전기차가 늘어나는 것이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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