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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잊은 '아웃도어 CEO 6인'..산으로 도심으로

김미경 기자I 2014.07.24 09:42:20

현장 챙기고, 건강 챙기고 '심신 재무장'
하반기 경영 구상…휴가 자진 반납
블랙야크 강태선·LF 구본걸, 시장 조사
밀레 한철호·K2 정영훈, 산오르며 구상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팍팍 써라”

직원들에겐 휴가를 독려하고 있지만 진작에 달콤한 휴가는 포기한 지 오래다. 아웃도어 기업 수장들의 최근 사정이다. 상반기 내수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은 데다 아웃도어 최대 성수기인 하반기 현안이 산적한 탓이다. 7월 말 8월 초로 집중되는 휴가철에도 아웃도어 수장들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사무실이나 현장으로 출근한다.

◇ “휴가 갈 틈 없다”..하반기 전략 짜야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형래 컬럼비아 대표, 라푸마를 운영중인 LF 구본걸 회장, 한철호 밀레 대표, 정영훈 K2 사장, 박창근 네파 대표.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랙야크, 네파, 케이투(K2), 밀레, 컬럼비아, 라푸마 등 주요 아웃도어 업체 수장 대부분 올 여름 휴가를 자체 반납했다. 이번 하계휴가 기간 동안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다.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 선도를 위한 사업 전략을 가다듬기에 바쁘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올 여름 휴가도 반납했다. 충분한 휴식이 있어야 재충전 되고 일의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며 휴가를 독려하고 있지만, 정작 강 회장 본인은 따로 휴가를 내지 않은 지 벌써 수년째다. 휴가를 내지 않아서 오히려 직원들에게 눈치가 보인다고 한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블랙야크 관계자는 “강 회장은 해외 시장 안착을 위해 올 여름 미국에서 개최되는 대표 스포츠아웃도어 전시회인 OR쇼를 참관하고 시장 조사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라푸마를 운영 중인 LF 구본걸 회장은 아직 일정과 장소 등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올해도 마찬가지로 유럽 등 현지 법인을 방문해 현장 경영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매년 이맘때면 한 달 가까이 해외를 방문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체해 왔다. 패션쇼나 박람회 일정을 챙기며 다음해 세계 패션 시장 유행을 미리 알아보는 식이다.

LF 관계자는 “해외 출장 후 임원회의에서는 해외 패션계에 대한 소회를 공유하고 이에 맞는 실행 방안을 주문한다”면서 “워낙 비서한테도 일정을 잘 알리지 않는 성향이라 구체적인 휴가 계획이나 동선을 미리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조형래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 대표도 여름 휴가 계획을 아직 잡지 못했다. 컬럼비아 측은 “구체적인 일정이 아직 따로 없다”며 “이상 기후에다 하반기는 큰 성수기인 만큼 신중히 고려해 계획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창근 네파 사장은 휴가를 무기한 연기했다. 네파 사장으로 선임된 지 넉달께로 업계 분위기는 물론 당장에 하반기 현황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네파 측은 “외국기업에서 주로 활동한 전문 경영인으로 아웃도어 업계는 처음인 만큼 다른 CEO들보다 바쁘게 지낼 것으로 보인다”며 “네파의 브랜드 강화와 질적 성장,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으로 안다”고 말했다.

◇심신 재무장..“산 오를 것”

한철호 밀레 대표
한철호 밀레 대표는 이번 여름 휴가 동안 자주 다니는 북한산과 인왕산 등 서울 근교 산들을 틈틈이 오를 계획이다.

한철호 대표는 “올 여름 휴가는 가까운 산을 이곳저곳 오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볼 계획”이라며 “산은 머릿속에 맴도는 많은 생각들을 잠시 내려놓고 진정한 쉼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공간인 만큼 아웃도어 업계에서 밀레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좋을지 깊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K2 정영훈 사장도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없지만 산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휴가 때면 고봉 등지에 올라 자사의 제품을 직접 착용해보고 기능성 부분을 확인하는 일을 빼먹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수장들에게 산을 오르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새로운 경영 전략을 세우는 시간이면서도 신제품과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기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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