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는 어쩌려고…블록체인 게임, 이대론 안 된다

이대호 기자I 2021.07.11 15:08:27

꽉 막힌 블록체인 게임 심의, 토론회 개최
‘신성장 분야 심의 풀어야’ vs ‘돈 벌기 위한 게임’
네이버 제페토에서 경제행위가 이뤄진다면?
메타버스 접목한 NFT 대중화 대비해야

이상헌 의원 주최 블록체인 게임 토론회 영상 갈무리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블록체인 게임을 두고 업계와 게임위가 갈등이다. 블록체인 게임은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게임을 말한다. 게임 내 아이템 등 산출물을 가상자산화하고 상대방과 거래할 수 있다. 아이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암호화폐로도 바꿀 수 있다. 심의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가상자산화 아이템을 암호화폐로도 바꿀 수 있다’는 대목에서 제동을 걸었다. 사행적인 활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현재 블록체인 게임 등급분류를 거부하거나 민간 자율심의를 거친 게임을 취소하는 중이다.

꽉 막힌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8일 블록체인 게임 업체와 게임위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가 마련됐다. 게임산업에 관심을 보여온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실이 만든 자리다.

여전한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공론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이상헌 의원은 토론회 주최사에서 블록체인 게임 등급분류 현황을 들어 “이대로는 안 된다”며 ‘행정력 낭비’와 ‘성장동력 저해’ 등을 짚었다.

‘이미 신성장 동력’ 국외를 보시라

위메이드트리(김석환 대표)와 해시드(김균태 파트너) 등 토론회에 참석한 블록체인 업체는 이용자 입장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들었다. 게임 아이템이 이용자 소유가 된다는 것이다. 기존 게임의 아이템은 서비스가 중단되면 무(無)로 돌아간다. 말 그대로 공중분해된다. 서비스 기간 중 이용자가 아이템을 빌리는 구조여서다. 이용자가 소유하는 블록체인 게임 아이템은 가치가 산정되면 타 아이템이나 암호화폐로도 바꿀 수 있다.

김균태 파트너는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등 블록체인 NFT를 활용한 메타버스(가상세계 플랫폼) 게임들이 속속 나오는 점을 들었다. 김 파트너는 “훌륭한 인센티브 매커니즘으로 전 세계 디지털 크리에이티브(창작자)들이 창의적으로 게임 내 자산을 만들어내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플레이 투 언’ 안 된다

게임위의 송석형 등급서비스팀장은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개념을 꺼냈다. 돈을 벌기 위한 게임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NFT 아이템을 암호화폐로 바꾸고 현금화할 수 있다면 경쟁과 상호작용, 성취감과 협동심은 무의미해진다는 논리를 펼쳤다. 어떻게든 재산상 이익을 극대화할지 고민하게 되는 ‘견물생심(見物生心)’에 빠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송 팀장도 대화의 여지는 열어뒀다. 그는 ‘재산상 이익 추구가 옳지 않은 것인가’에 대해선 “정답은 없다”고 했다. 우려와 다르게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이뤄지고 게임 결과물의 판매와 구매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정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재산상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게임으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려면 각계의 체계적인 담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페토는 어쩌려고…공론화 이어져야

김석환 대표는 “디지털화로 게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며 게임 기능을 강화하려는 네이버 제페토의 메타버스 사례를 들었다.

김 대표는 “향후 제페토 내에서 경제행위가 이뤄진다면 게임위가 내리라고 할 수 있을까”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부분은 게임위도 고민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오지영 변호사(게임위 정책 자문)는 “게임위는 제한적 재량권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파격적인 심사를 해달라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업계 입장에서 게임위는 생존권을 쥐고 있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기관”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만 규제에 갇혀 기회를 창출하지 못하게 되면 기업에도 국가에도 손실이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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