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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 포스코가 왜?…김학동 부회장 비상경영TF 꾸린 이유

하지나 기자I 2023.01.29 18:26:08

지난해 3분기말 현금성자산 7조…현금유입 3조 넘어
대외경제 불확실성 확대…경기침체에 철강 시황 부진
친환경·미래소재기업 탈바꿈…2026년까지 53조 투자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포스코그룹이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비상경영에 돌입한다. ‘현금부자’로 알려진 포스코그룹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 직접 나서 TF장을 맡을 정도로 그룹 내부선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포스코홀딩스의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조4953억원에 이른다. 전년말 4조7751억원에 이르던 현금성 자산이 57%가량 늘어난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우수한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통해 현금창출력도 우수한 편이다. 지난해 3분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3조원이 넘는다. 다만 지난해부터 선제적인 자금 조달로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2021년말 8조8300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말 15조3799억원으로 74%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포스코그룹은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현금 확보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포스코그룹이 위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 첫 번째 배경은 불확실한 대외경제 여건 탓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철강 업황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6.7% 줄어들었다. 포항제철소 침수와 철강 가격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일각에서 중국 경기 회복 등에 따라 글로벌 철강 시황이 다소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지만 철강 원자재 가격 상승은 여전히 부담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철광석 가격은 t당 127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79.5달러까지 하락했던 철광석 가격이 60% 가까이 올랐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가격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원재료가격 상승폭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라면서 “철광석의 경우 중국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방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미리 반영된 반면, 철강제품의 경우 여전히 비수기 영향과 더불어 코로나의 급격한 활동에 따른 제조업 생산활동 차질 영향으로 실물 수요가 극도로 부진해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포스코그룹은 철강을 넘어 친환경·미래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앞으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불필요한 비용 발생을 최소화해야 하는 이유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 33조원을 포함, 글로벌 시장에 5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사업의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 등을 위해 20조원, 이차전지소재·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사업분야에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 27일 포스코홀딩스는 실리콘음극재 생산기술을 보유한 자회사 포스코실리콘솔루션에 591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오는 6월 경북 포항 영일만산단에 연산 450톤 규모의 실리콘음극재 1단계 생산설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실리콘음극재는 현재 리튬이온전지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는 흑연음극재를 대체할 차세대 음극재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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