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비서는 김일성 주석의 딸이자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고모다. 김정일 체제에서 핵심 인사로 활동했다. 김정은 집권 후에도 후견인 역할을 해왔지만 장성택이 2013년 12월 처형된 이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숙청설까지 나돌았다.
김 전 비서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경희의 건강과 관련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블로그를 통해 “김경희 라인은 대부분 70·80대로서 김경희보다 조금 위거나 동년배들인데, 김경희 라인의 많은 간부가 집으로 들어갔다”며 “이렇게 꼰대·수구세력이 빠지고 김경희의 입김도 빠지면 김정은·김여정 등 김씨 일가 3대가 독자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희의 등장은 후견 정치 종말을 선언하고, 김정은 홀로서기의 서막을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
정 센터장은 “김경희의 건강상태는 한 때 매우 위중했지만 현재는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의 공개활동 장기 중단은 장성택 처형보다는 건강 문제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 센터장 또한 김 전 비서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현재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서 어떠한 직책도 맡고 있지 않고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32명 중 아직 남아있는 과거 인물은 최룡해가 전부일 정도로 북한 핵심 엘리트가 전면 교체됐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김경희의 재등장은 장성택 처형과 김정남 암살 이후 김정은 가족의 불화와 갈등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백두혈통의 결속과 김정은 가족의 화합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정은의 정면돌파전에 대내적으로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