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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국운 달린 긴축안 부결되면?

김기훈 기자I 2011.06.29 10:49:48

`정치적 공백`..조기 총선 가능성
시장 혼란 불가피..유럽, 디폴트는 막을것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그리스가 29일(현지시간) `운명의 시간`을 맞는다. 의회에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사회의 지원 여부를 결정할 재정 긴축안의 표결이 실시되는 것.

그리스 정부로선 자국 여론의 극심한 반대 여론에도 이번 긴축안의 통과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원의 `열쇠`를 쥐고 있는 EU의 경제·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인 올리 렌은 성명을 통해 재정 긴축만이 그리스의 살길이라며 `플랜 B`는 없다고 그리스를 압박했다.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표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28일 마켓워치는 긴축안 부결 시 그리스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 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한 전망기사를 내놨다.

◇ `정치적 공백` 불가피..조기 총선 가능성 미샬라 마르퀴상 소시에테제네랄(SG) 경제부문 글로벌 대표는 긴축안이 의회 통과에 실패하면 그리스는 `정치적 공백` 상태에 빠져들 것이라며 이는 조기 총선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조기 총선이 치러지면 긴축안 부결로 입지가 크게 약화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집권 사회당을 제치고 안토니스 사마라스 대표가 이끄는 제1야당인 신민주당이 다수당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마르퀴상 대표는 사마라스 내각은 긴축 강화를 철회하고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이나 결국 국제사회에 손을 벌리게 될 것이라며 EU 및 IMF와 추가 지원을 위한 재협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초 긴축안 부결로 의회가 해산되고 새 총리가 들어선 포르투갈과 흡사하다.

◇ 디폴트 임박? 완전한 디폴트 가능성은 작아 그리스로선 조기 총선과 재협상을 논하기에 앞서 긴축안이 의회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상환이 문제다. 외부 지원 없이는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 CIBC월드마켓츠에 따르면 7월 중순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규모는 24억유로다. 긴축안 부결시 그리스는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완전한 디폴트로 가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유럽 사회가 자신들에 극심한 피해를 줄 그리스의 국가 부도를 좌시하지 않으리라는 판단에서다.

무즈타바 라흐만 유라시아그룹 유럽담당 애널리스트는 그리스가 7월에 디폴트를 맞는 것을 막기 위해 유로존 정상들이 브리지론의 형태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지원방식엔 긴축 강화 없이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IMF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곁들였다.

CIBC월드마켓츠는 그리스가 추가 긴축안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유로존이 향후 12개월간 그리스의 지급능력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켓워치는 다만 그리스 사태로 인해 국채시장과 은행 간 대출시스템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시장 안정을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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