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은 지난달 30일 중국 상하이에 제2기 복합 물류센터 착공식을 가졌다. 20여 년 전 중국 진출을 준비해왔던 것처럼 이랜드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실하게 뿌리 내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이번 공사로 이랜드는 상하이시에만 연면적 44만㎡에 달하는 복합물류센터를 갖게 된다. 평수로 따지면 13만3100평으로 축구장 60개에 달하는 규모다.
2기 물류센터는 총 2000억 원을 투자해 4개 동으로 지어진다. 오는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2기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연간 물동량이 패션 의류 기준으로 3억3000만 장에 달하는데 이는 1기 물류센터보다 4배 이상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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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를 공략하겠다는 박 회장의 꿈은 22년전 시작됐다. 1993년 당시 ‘중국=공산주의’ 국가라는 막연한 인식밖에 없을 때였다.
핵심 전략 참모들과 중국 전역을 기차로 여행하던 박 회장의 눈에는 인민복과 단조로운 색상의 복장이 들어왔다. ‘향후 이들이 인민복을 벗게 된다면’ 박 회장의 눈에는 칙칙한 색상의 인민복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비쳐졌다.
이듬해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이랜드는 철저한 현지화와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본 만큼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다”는 철칙을 가진 박 회장은 이랜드 직원 대부분에게 연수, 교육, 파견 등으로 중국 현지 시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이해관계를 떠난 ‘꽌시(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윈난성 지진 피해 당시 긴급 구호 키트 1만개를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이랜드 중국법인은 순이익의 10%를 장학기금, 물품지원사업, 의수족을 지원하는 행복동행사업 등으로 쓰며 중국인들에게 ‘좋은 기업’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 같은 이랜드의 철저한 현지화 정책은 진출 20년 만에 42개 브랜드, 7000여개 매장, 매출 2조원의 성공 신화를 안겨줬다.
박 회장의 포부는 중국 대륙에 멈추지 않는다. 박 회장은 신년사에서 “오는 2021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규모에 있어서는 글로벌 200대 기업 진입, 1조 이상 대형 성장엔진 10개 가동, 중역 300명, 총 임직원 30만명의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랜드는 상하이에 200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직원 연수원도 짓는다. 중국 내 3만여 명의 현지 직원과 동남아시아 직원들의 교육과 기술지원을 통해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