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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는 경유차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NOx)을 줄이는 ‘선택적 환원촉매 장치’(SCR)에 쓰이는 촉매다. SCR은 차량이 주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에 요소수를 분사해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한다.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6’ 도입 이후 SCR을 적용한 경유차가 늘면서 요소수는 경유차의 필수 소모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요소 수출에 제동을 걸면서 국내 요소수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중국은 요소 원료인 암모니아를 석탄에서 주로 추출해왔는데, 최근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요소 가격이 덩달아 상승했다. 여기에 중국 내 전력난으로 요소 공장 가동률까지 하락하면서 재고가 줄자 중국 정부는 우선 자국 시장을 안정화하고자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제조에 쓰이는 요소의 절반 이상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던 국내 요소수 제조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전체 요소 수입의 66%를 중국에 의존했다. 특히 요소수 제조용으로 사용되는 요소는 중국에서의 수입량이 전체의 88.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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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를 미리 구해 두려는 경유차 운전자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유소나 대형마트 등에서 요소수를 사재기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 주유소에선 기존 거래처나 주유를 한 고객에게만 요소수를 판매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몇몇 온라인 쇼핑몰에선 10ℓ 요소수 한 통에 10만원이 넘는 가격을 책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소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비축한 재고가 적고 수급 협상력이 약한 중소 업체들을 중심으로 요소수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번져가고 있다”며 “이달 중순부터 10ℓ 제품을 1000~1500원 인상하고 출고 수량을 제한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요소 수급 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단시간에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외 요소 생산국에 수입을 긴급 요청했으나 중국에서 요소를 수입하던 나라들이 모두 재고 부족을 겪고 있어 물량 확보가 어렵다”며 “재고 부족에 따른 원가 상승과 장거리 물류비용 등 급격한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는 디젤차 중에선 중대형 화물차들이 많아 자칫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중국이 아닌 다른 공급처를 찾으면서 요소수 수급이 정상화할 때까지 디젤차에 한해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