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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美분쟁 합의로 수천억 챙겨…국내 싸움 계속

노희준 기자I 2021.02.21 14:38:45

실리 앞세워 美 균주 분쟁 일단락...실적 반등 기대
2년간 엘러간과 합의금 3500만달러(380억) 수령
두 자리수 로열티 수취 및 에볼루스 2대주주 등극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086900)대웅제약(069620)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싸움이 대웅을 제외한 소송 당사간 합의로 막을 내리면서 메디톡스는 수천억원의 현금을 챙길 전망이다. 거액의 합의금은 물론 두 자리수의 나보타 로열티(경상 기술료) 획득, 에볼루스 2대 주주 등극 등 큰 실리가 생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을 상대로 한 국내 민형사 소송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판매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등 모든 지적 재산권 소송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메디톡스 보룰리눔 톡신 미국 판권을 소유한 엘러간, 나보타 미국 판권 소유한 에볼루스와 3자 합의를 봤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미국 내에서 나보타의 지속적인 판매와 유통 권리를 에볼루스에 부여했다.

이를 위해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나보타의 21개월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ITC 최종명령에 대해 철회를 요청할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2019년 1월 엘러간과 함께 공동 원고로 ITC에 대웅제약을 보툴리눔 균주 관련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해 ITC에서 최종 승소했다. 메디톡스는 에볼루스를 상대로 한 미국 캘리포니아 민사 소송도 취소한다.

메디톡스는 대신 에볼루스에서 큰 실리를 챙긴다. 우선 메디톡스는 엘러간과 함께 2년에 걸쳐 에볼루스에서 합의금 3500만 달러(380억원)를 받는다. 양사 배분 비율을 공개되지 않았다. 메디톡스는 또 나보타 판매에 비례해 로열티도 수령한다. 일단 메디톡스는 미국에서 ITC의 판매금지 기간(2021년 12월16일~2022년 9월16일) 에볼루스의 나보타 판매 한 바이알(유리병)당 특별요율의 로열티를 받는다. 이 로열티는 앨러간과 나눠 갖는다. 특별요율 및 배분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판매금지 기간 후에는 메디톡스만 나보타 순매출의 ‘중간 한자리수’ 로열티를 받는다.

미국외 지역의 나보타 로열티는 메디톡스만 받는다. 이 경우도 ITC 판매금지 기간은 나보타 순매출의 ‘낮은 두 자리수’를, 그 이후는 중간 한자리수의 로열티를 받는다. 구체적인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두 자리수는 10~15%가량을, 중간 한자리수는 5%정도로 보고 있다. ITC의 판매금지 기간 이후의 로열티만 따지면, 에볼루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398억원)을 기준으로 연 27억원(5%)~80억원(15%)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보통주 신주 676만2652주를 헐값인 액면가 금액 67.62달러(7만5000원, 주당 0.00001달러)에 받는다. 이 지분은 에볼루스 발행 주식의 16.7%로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2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이 지분은 19일 미 증시 에볼루스 종가 12.29달러를 기준으로 920억원에 달한다. 다만, 2022년 3월말까지 ‘처분 제한(락업)’이 걸렸다.

이번 삼자간 합의는 나보타 판매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에볼루스가 적자인 데다 미 투자자로부터 주주소송을 당하는 등 사면초가에 몰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볼루스는 2019년 996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총 57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다만 이번 합의에는 대웅제약은 빠졌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합의 당사자가 아니며 사전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합의는 국내 소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국내 민형사 소송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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