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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의료시스템 '비상'…전공의 속히 돌아오라”(종합)

이지현 기자I 2024.03.17 15:42:58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 긴급 기자회견
전문의 전공의 단체행동 지지 성명 진화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역할 최선 강조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국가 권역외상센터 등으로 지정된 필수의료 핵심기관이다 보니 내부에서 중증도가 높아지는 외상환자, 중환자 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인데 현장 간호사와 의사들이 점차 소진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오래간다면 어려워질 수 있다.”

국립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장의 주영수 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의료시스템의 비상상황이라고 밝혔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전문의협의회 성명문 발표에 대한 국립중앙 의료원 입장표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국립중앙의료원의 전공의 71명 중 55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현재 군의관과 공보의 8명(전문의 3명, 일반의 5명)이 파견됐지만 의료시스템을 정상 가동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당시 입원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키고 민간 병원들이 마다하는 코로나19 중환자만 돌봤다. 이후 일상은 회복됐지만 병원은 회복되지 않았다. 떠난 환자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병상가동률은 60%에 멈춰있었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전공의 단체행동으로 현재 병상가동률은 40%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의 102명 중 일부는 지난 15일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을 지지한다며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발생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전공의에 이어 전문의들까지 근무지 이탈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주영수 원장은 “전문의들이 의대 정원 2000명을 고수하면 모두 사직하겠다고 하는데 참으로 절망스러운 표현”이라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건 진료현장을 떠나겠다. 환자를 볼모로 이해를 관철시키겠다는 표현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수들이라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끝까지 대화와 설득을 통해 전공의들과 정부가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해야한다”며 “말의 무게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현재의 의료시스템 마비와 국민건강에 대한 위협 상황을 정부가 주동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주 원장은 “현 의료대란의 원인에 대한 문제 인식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 위치와 무게가 상당한 국립중앙의료원의 이름을 넣어 성명문을 발표한 것과 더불어 앞으로의 비이성적 대응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전공의에 이어 전문의까지 사직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표현이 환자를 곁을 떠나겠다는 내용이 아니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면서 “만약 집단사직이 벌어진다면 정부의 진료유지 명령이 예상된다. 기관장으로서의 의지도 그렇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전문의협의회 성명문 발표에 대한 국립중앙 의료원 입장표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그는 전공의들도 의대 증원에 반대한다며 바로 근무현장을 이탈한 것도 맞지 않다고 봤다. 주 원장은 “정부의 역할도 있고 전문가 집단의 역할도 있고 공공의료기관의 역할도 있다”며 “이성적이고 민주적인 프로세스에서 문제를 푸는 게 맞지 우리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건 대단히 큰 문제가 있다”고 저적했다.

그는 모든 전공의를 향해 하루빨리 돌아오라고 했다. 주 원장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의사라는 면허를 부여했다는 건 국가로부터 대단한 독점적 권한을 부여받은, 그래서 국가적 책무를 다할 때 의미 있는 면허”라며 “그런 무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생들이 의사가 되기 위해 애써서 의과대에 들어왔고 수련과정이 다른 곳보다 긴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사람들이 인정해줬다고 생각한다”며 “그 노력이 개인의 노력만으로 된 것으로 보는 건 곤란하다. 우리사회가 의사가 되는 과정에서 많은 지원을 해줘서 의사가 됐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겸허하게 돌아봤으면 좋겠다. 전공의들은 현재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신속히 복귀해달라. 환자를 등지지 말고 지금의 문제를 풀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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